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데일리한국 자료사진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주거지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로 옮긴다. 올 1월 롯데호텔 리모델링 공사를 이유로 롯데월드타워로 거처를 옮긴 지 약 10개월만이다.

1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장은영 판사는 신 명예회장의 거처를 현재 롯데월드타워 49층 시그니엘 레지던스에서 소공동 롯데호텔 이그제큐티브 타워 34층으로 이전 결정을 내렸다.

신 명예회장은 1990년대부터 소공동 롯데호텔에 거주했다. 지난해 신관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되면서 신 명예회장이 거주지를 옮겨야 할 상황이 되자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롯데그룹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신 명예회장의 거처는 신 명예회장의 뒤를 이을 후계자의 상징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측은 잠실에 있는 롯데월드타워나 롯데호텔이 새 거주지로 적정하다고 주장했다. 신 전 부회장은 서울 한남동에 별도 거주지를 요구했다. 이에 신 명예회장의 한정후견을 맡고 있는 사단법인 선은 가정법원에 결정을 요청했다.

지난해 10월 법원은 리모델링 공사를 하는 동안만 롯데월드타워에 머무르고 공사 후에는 거주지를 다시 소공동 롯데호텔로 옮기도록 결정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이 결정에 대해 항고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따라 신 명예회장은 지난 1월 롯데월드타워로 거처를 옮겼다.

최근 롯데호텔 리모델링 완료 후 신 명예회장의 거처를 둘러싼 이견이 또 다시 불거졌다. 사단법인 선은 신 명예회장이 계속 월드타워에 머물러도 되는지 판단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지난달 현장점검까지 한 결과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신 명예회장은 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 생활에 대체로 만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명예회장 본인과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 한정후견인 측 모두 잠실 생활에 만족하며 거처를 옮기지 않기를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한정후견인을 두고 있는 신 명예회장은 법원 판결에 따라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거처를 옮겨야 한다. 고령인 신 명예회장은 법원의 결정에 따라 한정후견인 제도를 통해 법무법인 선의 결정에 따르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건강한 사람도 이사 후 적응기간이 필요하고 신체가 피로해지기 마련인데 고령인 신 명예회장이 소공동으로 또 다시 거처를 옮겨야 해 안타깝다" 면서 "신 명예회장이 사용하던 소공동 34층 집무실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나 정비가 필요해 이주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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