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XO연구소 집계…내년 임원 수 2012년 수준 회귀 전망

[데일리한국 이정우 기자] 국내 100대 기업 CEO급 등기임원은 1960년생이 가장 많고, 임원은 1965년생이 최다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4일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가 내놓은 ‘2018 100대 기업 임원 숫자 및 연령대 분석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100대 기업 임원 수는 6843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 대상 임원 수는 매출액 순 100대 상장사 기준이고, 임원은 반기보고서에 명시된 등기·미등기 기준이며 비상근과 사외이사는 제외했다. 임원 연령대는 반기보고서에 명시된 내용을 참고해 조사가 이뤄졌다.

100대 기업 임원 수는 2010년 6000명에서 2011년(6610명)→2012년(6818명)→2013년(6831명)→2014년(7212명)으로 증가해왔다. 그러다가 2015년(6928명)과 2016년(6829명)에는 2년 연속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7년에는 6900명으로 이전해보다 71명 많아졌으나, 올해 다시 6840명대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

내년 100대 기업 임원 숫자는 올해보다 더 감소해 2012년 수준으로 회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업이 경제 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와 긴축 경영을 이유로 임원 수를 줄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내년도 대기업의 임원 숫자 증감 여부는 올해 기업 실적이 중요하게 반영될 것”이라며 “2019년 100대 기업 임원 수는 일부 업종을 제외한 다수 업종의 실적 악화와 불황에 대비한 긴축 경영 기조로 인해 2017년 대비 2018년 감소했던 숫자와 비슷한 50명 정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럴 경우 100대 기업 임원은 6790명 이하 수준으로 낮아져 2012년 때보다 임원 수가 줄어들게 된다.

올해 100대 기업 전체 임원 중 가장 많이 활약하고 있는 출생연도는 뱀띠 1965년생으로 10.3%(705명)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1964년생(674명, 9.9%), 1966년생(605명, 8.8%), 1967년생(597명, 8.7%), 1963년생(574명, 8.4%), 1968년생(539명, 7.9%), 1962년생(446명, 6.5%), 1969년생(431명, 6.3%) 순으로 임원 숫자가 많았다.

100대 기업 중에서도 임원 숫자가 많은 4대 주요 기업의 주력 임원 연령대 층은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1000명이 넘는 임원이 포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과 같은 해에 태어난 1968년생이 111명(10.7%)으로 가장 많았다. SK하이닉스도 170여명 임원 중 1968년생이 22명(13%)으로 최다였다.

반면 300명이 넘는 임원이 활약하는 LG전자의 주력 임원 연령대는 1966년생(33명, 10.5%)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LG전자의 주력 임원층이 3세 정도 더 높았다.

현대자동차는 280여명 임원 중 1964년생(39명, 13.7%)이 가장 두터웠다.

이번 조사 대상 100대 기업 임원 가운데 CEO급에 속하는 등기임원은 290명이었다. 이들 CEO급 중에는 1960년생이 29명(10%)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오너 중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몽진 KCC 회장이 1960년생을 대표하는 경영자로 손꼽혔다.

이원희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부회장도 1960년에 태어난 동갑내기다.

삼성 계열사 중에서는 유독 1960년생 대표이사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성철 삼성생명 대표이사,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이윤태 삼성전기 대표이사, 홍원표 삼성SDS 대표이사,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이사 등이 모두 1960년생 야전사령관으로 활약중이다.

1960년생 다음으로 1962년생(25명, 8.6%), 1959년·1961년생(각 24명, 8.3%) 순으로 CEO급 등기임원이 다수 포진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00대 기업 최고령 임원은 올해 82세(1936년생) 정상영 KCC 명예회장으로 확인됐다. 정 명예회장은 KCC 정몽진 회장의 부친이다.

비오너 중 최연소는 올해 33세(1985년생) 김지원 SK텔레콤 상무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 출신이자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를 나온 김 상무는 지난 해 현재 회사에서 AI 리서치센터 T-브레인 담당 임원으로 영입됐다.

오너 일가 중에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차남 박재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도 같은 1985생인 것으로 조사됐다.

오일선 소장은 “매년 대기업 임원 인사의 기본 원칙은 성과에 따른 능력 위주로 발탁하는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최근에는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사업 흐름에 맞게 창의적이고 민첩하게 대응해나갈 수 있는 젊은 임원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게 표출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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