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공인중개사 지적…평균 3.3㎡당 1201만원 책정

택지지구 첫 분양물량에 9·13 부동산대책 규제 미적용

지하철역 가깝고 동간거리도 넓어…검단 분양시장 가늠자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 견본주택 전경. 대기자 천막에 '9·13 부동산대책 미적용 단지'라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사진=박현영 기자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호반산업이 인천 검단신도시 AB15-2블록에 짓는 ‘호반베르디움’ 견본주택을 지난 19일 개관하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섰다.

검단신도시는 2006년 10월 인천에 분당급 신도시를 조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스타트를 끊었다. 발표 당시 10만 가구로 계획됐지만 이후 군부대 이전 문제와 토지보상 문제가 작용했고, 결국 2013년 당초 계획했던 2지구 개발이 취소돼 전체면적 1812만㎡에서 1118만㎡로 축소됐다. 또한 인구와 주택공급 가구수도 당초 23만명에서 17만7000명, 9만2000가구에서 7만4735가구로 각각 줄었다.

검단신도시는 수도권에서 마지막으로 조성되는 2기 신도시로 인천 서구 당하·마전·불로·원당동 일원에 약 7만5000가구가 들어선다.

이 신도시는 2023년까지 3단계로 나눠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며 이번에 분양이 이뤄지는 곳은 1단계(6000가구) 지역이다.

호반산업의 분양을 필두로 건설사들의 분양물량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의 청약 성적이 향후 이 일대 분양시장을 내다볼 가늠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은 지하 2층~지상 27층, 14개동, 총 1168가구로 지어진다. 전용면적별 가구수는 △72㎡A 205가구 △72㎡B 205가구 △84㎡A 559가구 △84㎡B 199가구 등이다. 분양가는 △72㎡ 3억1310만~3억6000만원 △84㎡ 3억5380만~4억700만원 수준이다.

지난 19일 기자가 방문한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의 견본주택에는 방문객들이 길게 줄을 서있었다. 분양사무소는 개관 첫날에 약 8300명이 찾았고, 주말을 포함해 3일간 총 2만8000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했다.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9·13 부동산 정책 이후 청약제도가 바뀌게 되면서, 아직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호반 베르디움이 부각된 것 같다”며 “이 정도까지 방문객이 몰릴지 몰랐는데, 전매제한 기간이 1년밖에 되지 않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1월말부터 바뀌는 부동산 정책으로 1주택자들이 마지막으로 청약 통장을 쓸 수 있는 기회라고 여기는 것 같다는 것이 분양사무소 측 설명이다.

다수의 인근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이 실거주용으로 괜찮고, 분양가는 수용할 만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단지의 3.3㎡ 평균 분양가는 1201만원으로, 이는 인근에 위치한 인천 원당지구나 경기도 김포 풍무지구보다 다소 가격이 높지만, 택지지구이고 첫 분양이라는 이점이 있어서다.

원당지구나 풍무지구는 3.3㎡당 평균 800만~900만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지은 지 10년이 훨씬 넘은 구형 아파트인 만큼 단순 비교대상이 아니라는 평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원당 e편한세상’(2004년 입주) 전용면적 84㎡(14층)는 지난달 2억4700만원에 거래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공인중개사들은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의 분양가에 대해 인근의 역세권 새 아파트인 ‘풍무 푸르지오’(2016년 입주) 등과 비교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천 원당동 A공인중개사는 “호반 베르디움이 인근 지역 아파트보다 비싸다는 평가가 있지만, 신도시 개발이라는 이점과 지하철역이 개통되면 미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단지가 구도심(인천 원당지구)과 구도심(김포 풍무지구) 사이에 택지개발을 하기 때문에 이들과 비교를 하면 분양가가 높을 수 밖에 없다”며 “역세권 등 단지 입지를 비교해서 분양가를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풍무 푸르지오는 분양 당시 3.3㎡ 평균 980만원 수준으로, 전용면적 84㎡는 3억1000만~3억3000만원에 책정됐지만 현재는 프리미엄이 다소 붙었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26층)는 지난달 3억8912원에 주인이 바뀌는 등 3억원대 후반 이상으로 거래되고 있다.

분양가와 별개로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은 학교용지와 공원용지가 도보 거리에 있고, 중심상업용지도 인접해 있다.

또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선(예정)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서울외곽순환도로를 통한 서울과 수도권 진·출입이 용이하며, 원당~태리간 광역도로 사업도 추진 중이다.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의 전용률(공급면적에서 전용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은 아파트의 전용률이 통상 75%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보통 수준이다.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의 전용률을 보면 72㎡A와 72㎡B가 각각 75.26%, 74.56%이고, 84㎡A는 76.63%, 84㎡B는 76.52%다. 전용률이 높으면 같은 분양가, 같은 계약면적이라도 실사용 면적이 늘어난다.

동간 거리는 60~93m로 넓은 편이다. 동간거리가 넓을수록 채광과 통풍은 물론 사생활 보호에도 유리하다. 업계에서는 동간 거리가 40m이하면 좁다고 평가한다.

다만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은 검단신도시에서 첫 분양 단지인 만큼, 초기 입주자들은 다소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근 상업지역과 역 등이 완성되는 시점은 2023년으로, 입주 후 2년이 지나야 신도시로서 면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입주 초기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신도시에서 처음 공급되는 단지인 만큼 아파트 가격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신도시에서 처음 조성된 단지는 추후 분양한 단지가 올린 분양가를 따라가는 경우가 많아, 첫 공급의 이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실제 입주할 당시 만약 인근 학교가 개교를 하지 않는다면 원당지구 등의 학교로 셔틀버스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검단신도시의 첫 분양물량이자 전매제한 규제 이전 단지인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이 어떤 청약 성적을 거둘 지 이목이 집중된다.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 견본주택을 찾은 내방객들이 견본주택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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