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XO연구소 분석…CJ 민희경·삼성전자 이영희·SK이노베이션 강선희 등 거론

[데일리한국 이정우 기자] 대기업의 연말 정기 임원 인사가 임박한 가운데 최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100대 기업에서 비오너 출신 여성 사장이 탄생할 수 있을 지 여부다.

여성 사장 카드가 거론되는 이유는 국내외적으로 여성 임원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고, 국내 대기업 여성 임원 중 사장으로 승진할만한 경력 등이 어느 정도 축적돼 있기 때문이다.

22일 기업정보 분석업체인 한국CXO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해 100대 대기업 비오너 출신 여성 임원은 216명이다. 이 가운데 사장 타이틀을 달고 있는 임원은 네이버 한성숙(1967년생) CEO가 유일하다.

숙명여대 영문학과를 나온 한 사장은 2016년 말 네이버를 이끄는 수장으로 낙점돼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어오고 있다.

네이버 한 사장 다음으로 부사장 직위를 유지하고 있는 여성 임원은 모두 7명인데, 2013년 12월 이전에 부사장에 올라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는 경우는 3명이다.

그 주인공은 CJ제일제당 민희경(58년생)·삼성전자 이영희(64년생)·SK이노베이션 강선희(65년생) 부사장으로 이들이 올해 사장 승진 '1순위'로 거론된다.

민희경 CJ제일제당 부사장은 2011년 CJ그룹에서 영입한 인재다.

민 부사장의 경력 중 눈길을 끄는 대목은 피아노를 전공한 서울대 기악과 출신이라는 점이다.

그는 음대를 졸업했지만 이후 경영학으로 전공을 바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MBA를 마치고 외국 금융회사 등에서 활약해오다 2004년 푸르덴셜투자증권 부사장, 2007년 인천경제자유구역청 투자유치본부장 등을 거쳐 CJ그룹 CJ인재원 원장으로 발탁됐다. CJ그룹 초대 CSV(공유가치창출)경영실장을 맡아온 민 부사장의 현재 공식직함은 CJ제일제당 사회공헌추진단장이다.

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은 시기만 저울질되고 있을 뿐 ‘삼성전자 1호 여성 사장’으로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부사장은 2007년 삼성전자 DMC연구소 전략마케팅팀 상무가 됐고, 2012년 부사장에 올라섰다. 현재 삼성전자 브랜드 마케팅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연세대 영문학과와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광고마케팅학 석사 학위를 받아 로레알 임원 등을 거친 마케팅 전문가 출신이다.

특히 내년에 삼성전자가 법인 설립 50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이어서 올 연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할 경우 그 의미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 지속경영본부장인 강선희 부사장은 2004년 1월 SK그룹 임원으로 발탁됐다. 임원으로 영입될 당시 나이는 40세. SK그룹에 영입된 이후 계열사 몇 곳을 거치며 활약했던 임원 경력을 모두 합치면 100대 기업에서 가장 오랫동안 ‘별’을 달고 있는 현직 최장수 여성 임원으로 손꼽힌다.

강 부사장은 2004년 당시 SK 법무팀 상무로 영입돼 지금까지 SK그룹에서 활약하고 있다.

서울대 법대를 나와 판사를 역임한 율사 출신의 강 부사장은 대기업 임원으로 영입된 변호사이자 노무현 정부 첫 청와대 여성 행정관 출신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국내 주요 그룹에서 여성 사장이 탄생하려면 사실상 그룹 총수의 최종 결정은 필수적”이라며 “올 연말 인사에서 여성 사장 카드를 꺼내들어 여성 인재를 중시하는 그룹 총수라는 평가를 선점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경쟁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100대 기업 가운데 같은 회사에서 가장 오랜 기간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여성은 LG전자의 홈 어플라이언스&에어 솔루션(H&A) 사업본부에서 스마트솔루션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류혜정 전무다. 류 전무는 2004년 12월 임원으로 승진했다.

여성 임원 가운데 최연장자는 한화손해보험 김남옥 상무(55년생)이며, 최연소자는 대림산업 이정은 상무와 아모레퍼시픽 진윤진 상무로 모두 78년생이다.

100대 기업의 오너가 출신 여성 임원으로는 신세계 이명희 회장, 대신금융그룹 이어룡 회장, CJ제일제당 이미경 부회장,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 삼성물산 이서현 사장, CJ제일제당 김희재 부사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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