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본격 추진할 가능성 높아…금융계열사 지분 매각 가능성도 '솔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롯데그룹이 계열사 지배구조를 정리하는 개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0월 신동빈 회장의 의지에 맞춰 롯데지주를 출범시켰지만 유통·식품 사업 부문 회사만 편입돼 '반쪽'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지난 16일 롯데지주는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이 보유하고 있던 롯데케미칼 지분 중 일부를 각각 사들였다. 매입한 지분은 총 796만5201주로 지분율 23.24%에 해당하며 매입에 필요한 자금 규모는 2조2274억원에 달한다. 롯데지주는 롯데푸드 지분율을 더 높이게 됐고, 호텔롯데는 롯데알미늄, 롯데렌탈 지분을 확보했다.

1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제 롯데지주 지배구조 밖에는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을 비롯한 30개 계열사만 남았다.

신동빈 회장은 8개월 부재기간 산적한 현안을 챙기기 위해 사흘 만에 롯데타워로 출근하며 경영 안정화를 위한 광폭 행보에 나섰다.

신 회장은 지난 2016년 10월 그룹혁신안을 통해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하고 투명한 경영을 지속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롯데지주 출범 전 한국 롯데의 지주사 역할을 했던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도 본격 추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롯데그룹은 2016년부터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했다. 당시 호텔롯데는 면세사업 매출 급증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공모 규모만 4조~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던 '대어'다.

이후 롯데그룹 전반에 걸친 검찰 수사와 신 회장의 구속 등으로 작업이 중단됐고 사드 등 부침을 겪으며 면세사업 매출이 감소해 가치가 이전 보다는 하락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최근 회복세를 보이면서 재평가 되는 분위기다.

그룹 안팎에서는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 수순의 다음 타자로 롯데쇼핑에서 분리된 롯데시네마(롯데컬처웍스), 코리아세븐, 롯데지알에스 등을 언급하고 있다.

금융계열사 지분 매각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순수 일반지주회사인 롯데지주는 금융·보험업을 영위하는 국내 금융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롯데지주는 출범 2년이 되는 2019년 10월까지 롯데카드(93.8%)와 롯데캐피탈(25.6%)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은 면세점 실적이 예전 수준을 회복하고 주식시장에서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는 적절한 시기에 진행한다는 것이 그룹 방침"이라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롯데는 여전히 중국의 사드 보복이 현재진행형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제한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호텔롯데 상장 등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작업은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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