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부터 8개월 간 사측 인사와 식사·술자리 가져

"마음의 짐 안고 교섭투쟁 들어갈 수 없어 사퇴 결정했다"

현대·기아차의 불법파견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농성을 해온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용노동부의 교섭 중재에 따라 지난 7일 농성 해제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저는 노동조합 간부라면 하지 말았어야 할 가장 큰 잘못을 했습니다”

정모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장이 지난해 12월부터 8개월 동안 사측 인사와 만나 식사하고 술자리를 가졌다면서 17일 사과문을 내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사과문에서 “조합원을 위해서 복무했어야 했지만, 당시 지회장이라는 역할이 노조에 있어 얼마나 막중한 임무였는지 인식하지 못했다”면서 “저로 인해 지회 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라 마음의 짐을 안고 교섭투쟁에 들어갈 수 없어 어렵게 사퇴를 결정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현장으로 복귀하면 반성의 시간을 갖겠다”면서 “다시 한번 조합원 동지들께 실망시켜드리고 혼란을 드린 점 머리 숙여 깊이 사과한다”고 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불법파견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사내하도급 특별채용 중단과 노동부의 직접고용 명령을 요구하며 지난달 20일부터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18일 동안 농성을 벌였다. 이후 이달 7일 고용노동부의 중재로 농성을 해제했다.

비정규직지회는 현대·기아차의 특별채용 계획은 불법파견 관련 소송 취하를 조건으로 둔 데다 특별채용의 경우 체불 임금과 근속 등을 포기해야 하므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비정규직지회는 오는 18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선거 일정을 잡고, 이른 시일 내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해 노사교섭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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