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 실적 탄탄대로…디지털 미래먹거리 강화에 주력

언택트 영업 활성화 ‘생활금융 플랫폼’ 차별화 집중

[데일리한국 이혜현 기자] 올해 은행권은 코로나 확산세에도 사상최대의 실적을 기록하며 순탄한 한해를 보냈다. 코로나 장기화로 은행의 영업 환경에도 변화가 일었다. 오프라인 영업이 시들해진 반면 비대면 영업이 주류를 이루며 생활금융 플랫폼이 인기를 얻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마이데이터 사업은 디지털 미래먹거리로 급부상하며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 디지털 미래 먹거리 ‘마이데이터’

언택트 영업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을 강화한 금융서비스가 미래먹거리 사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은행권은 내년 1월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승기를 잡기위해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금융사에 흩어진 고객별 지역별 성향, 소득수준, 자산규모 등을 분석해 고객 개개인에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은행들은 마이데이터에 적합한 생활금융 앱 환경을 구축, 내년에 이를 여러 수익 모델과 연계하면서 차별화된 서비스로 시장경쟁력을 키울 방침이다.

KB국민은행은 각 계열사의 강점을 살린 마이데이터 서비스뿐만 아니라 외부 플랫폼과 제휴해 연결성과 확장성을 극대화한 ‘KB 마이데이터 유니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신한은행 개인 금융생활 비서 콘셉트로 ‘머니버스’를 출시했다. 신한은행 머니버스는 카드결제일과 금액 대비 현재 잔액이 얼마 부족한지 알려주는 알림 기능, 미납액, 아파트 청약, 공모주 청약 일정 등을 설정하고 확인할 수 있는 캘린더 기능이 눈에 띈다.

우리은행 ‘우리마이데이터’는 금융 자산을 통합 조회하고 이를 기반으로 금융생활 계획을 세우는 기능을 충실하게 구현했다.

여덟 가지 상황에 맞게 자산 변화를 예측해주는 ‘미래의 나’ 서비스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른 예측 결과를 제공한다. 휴직, 결혼, 출산, 자동차, 조기 은퇴 등 이루고 싶은 계획을 달성하는 여덟 가지 상황에 맞춰 자산을 예측해보고 조언을 얻을 수 있다. 우리은행은 재테크 고수 순위를 익명 랭킹으로 선보이는 ‘고수의 랭킹’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하나카드, 하나금융투자가 참여하는 하나금융그룹의 마이데이터 공동브랜드 ‘하나합’을 선보였다.

하나합은 하나카드에서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기반으로 카드사의 강점인 소비 데이터를 분석해 소비진단, 자산관리, 핫플레이스 추천 등 8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대출 비교’, ‘사장님 힘내요’ 서비스도 이 달 중 추가될 예정이다. 대출 비교는 본인이 대출 가능한 금융사와 상품, 금리, 한도를 한눈에 보여주고, 사장님 힘내요는 개인사업자 고객을 대상으로 방문 손님 분석 및 상권분석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 역대급 가계부채에 은행 대출 ‘셧다운’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가계부채는 1844조9000억원으로 1년 새 9.7% 증가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2010년 말(843조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으로 불었다.

특히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자영업자 대출은 1년 새 14% 이상 늘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총량관리를 도입해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계대출 잡기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치를 올해(5~6%)보다 낮춘 4~5%로 제시했다.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금융권 가계부채 총량관리시 중·저신용자 대출과 정책서민금융상품에 대해 충분한 한도와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대출도 확대되도록 지속 유도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과 보금자리론 등 정책서민금융상품 취급을 일시 중단하거나 대폭 축소했다.

우리은행은 신용평가모델 적용 대상을 개인사업자까지 확대하고 네이버파이낸셜과 제휴한 ‘스마트스토어사업자(SME)’ 대출 상품에 반영했고, 신한은행도 조만간 선보일 자체 음식 주문 플랫폼 ‘땡겨요’의 신용평가모형을 강화하기로 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앞서 당국에 제출한 올해 대출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중저신용자 대출 늘리기에 혈안이다.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지난 8월 말 12.3%, 9월 말 13.4%, 10월 말 14.6%로 차츰 늘려가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중저신용대출 잔액은 1조9701억원 규모다. 케이뱅크의 올해 1~10월 중저신용 고객 신용대출 규모는 46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08억원) 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연말까지 일부 고신용자 대출을 중단한 상태다. 케이뱅크는 지난달부터 마이너스통장 대출상품 고신용 고객 대상 신규·증액 신청을 중단했다. 올크레딧(KCB) 820점이 넘는 고객이 해당된다. 카카오뱅크도 지난 10월 고신용 신용대출, 직장인 사잇돌대출 신규를 연말까지 중단했다.

◇ 기준금리 1%…제로금리 시대 막 내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8월, 11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금통위는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1년 8개월만에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현재 기준금리는 1.00%로 한은은 내년 1분기 중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내년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되고 금융불균형 위험이 완화될 수 있도록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향후 국내외 리스크 요인으로 국내의 경우 부동산 가격 상승세, 가계부채 증가세를 꼽았다. 코로나19 이후 부채를 크게 늘려온 가계의 과다채무 차주, 업황 개선이 더딘 자영업자 등의 채무상환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과 인플레이션 압력 증대,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중국 금융·경제 상황 악화 등의 대외 리스크가 심화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토스뱅크 출범…인터넷전문은행 ‘삼국지’

지난 10월 토스뱅크의 공식 출범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삼국지 시대가 막이 올랐다.

카카오뱅크 독주 체제였던 인터넷전문은행업계에 토스뱅크가 메기 역할을 자처하며 케이뱅크와 치열한 2위 전쟁을 펼치고 있다.

토스뱅크는 출범 초부터 공격 영업을 선보였다.

토스뱅크는 별도의 은행 전용 앱을 만들지 않고 기존 토스 앱을 사용하는 전략으로 2000만명이 넘는 토스 사용자를 최대한 토스뱅크 고객으로 끌어들인다는 목표를 내놨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후발 주자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토스뱅크는 업계 최고 수준의 수신상품 금리와 최저 수준의 신용대출 금리를 내세웠다.

토스뱅크는 경쟁사인 카카오뱅크(2.853%)나 케이뱅크(2.87%)보다 낮은 업계 최저 금리 수준인 연 2.76%의 신용대출상품을 내놓으며 대출 고객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대출 영업을 1년 넘게 중단한 케이뱅크도 최근 유상증자에 성공하면서 대출 시장 공략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케이뱅크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자본 확충에 실패하면서 정상적인 영업에 차질을 겪었지만 올해 2분기 출범 이후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지난 7월에 1조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하며 자본금을 크게 늘렸다.

또 최근 가상자산거래소 신고 수리를 마친 업비트와의 본격적인 시너지를 기반으로 올해 하반기 공격적인 영업을 예고했다.

◇ 우리금융지주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9일 예금보험공사의 잔여지분 9.33% 매각을 완료하며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에 성공했다.

우리금융은 2002년 6월 증시에 상장하며 정부 보유 지분 11.8%를 매각했고, 예보는 공모와 블록세일(지분 대량 분산매각) 등을 통해 지분을 단계적으로 줄여왔다.

이번 매각을 통해 예보는 우리금융에 투입된 공적자금 12조8000억원 중 12조3000억원을 회수(회수율 96.6%)했고, 지분율은 15.13%에서 5.80%로 축소됐다.

완전민영화로 우리금융의 최대 주주는 예금보험공사에서 우리사주조합(9.8%)으로 변경됐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완전민영화 성공 이후 고객과 주주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을 선보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 회장은 “향후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혁신적이고 특별한 고객경험을 선보이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새롭게 부상한 패러다임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등 기업 가치를 적극 제고해 고객과 주주가치 최우선의 경영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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