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생보사 중 유일하게 증가...2% 후반대 금리로 대출장사 주효

삼성생명 서초사옥/제공=삼성생명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올해 가계부채 급증으로 금융당국이 시중은행 대출규제에 나선 사이 삼성생명의 주택담보대출은 크게 증가했다. 특히, 올해 2분기 삼성생명은 2% 후반대의 경쟁사보다 낮은 금리를 앞세워 대출장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생명보험사 대출채권 잔액은 154조29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7조6301억원 대비 6조6663억원, 4.5% 증가했다.

보험사 대출채권은 보험약관, 부동산담보, 신용, 유가증권담보, 지급보증 등이 있고, 이중 부동산담보대출과 보험약관대출의 비중은 절반을 넘는다. 지난 9월 기준 부동산담보·보험약관대출 대출은 97조6285억원으로 전체 대출의 63.3%를 차지했다.

지난 1년 사이 부동산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은 빠르게 증가해 5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3분기 생보사 주담대는 51조169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보험약관대출은 46조4591억원으로 2.1% 증가하는데 그쳤다.

주담대 증가는 금융당국의 시중은행 대출규제로 인한 ‘풍선효과’로 분석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계부채 급증세가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의 신용·전세·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 당국의 1금융권 대출규제로 자금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이 중·고금리의 2금융권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금융당국은 풍선효과를 최소화 하기 위해 뒤늦게 저축은행, 보험사 등 2금융권을 대상으로도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삼성·한화·교보생명 분기별 부동산담보대출/제공=생명보험협회
생보사 주담대의 증가분 대부분은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의 9월까지 주담대는 26조1988억원으로 전년 동기 23조5050억원 대비 11.5%가 증가했다. 이 기간 전체 생보사 주담대는 2조9829억원 증가했는데, 이중 삼성생명 주담대만 2조6938억원이 증가했다. 생보업계에서 독보적인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삼성생명의 주담대 증가세는 지난해 보다 올해들어 더 가파라졌다. 삼성생명의 부동산담보대출은 지난해 하반기 4573억원이 증가한 반면 올해 3분기만에 1조6163억원이 증가했다. 전년도의 두배이상의 증가세다.

삼성생명과 함께 생보업계 빅3로 불리는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주담대는 올해 계속 감소했다. 한화생명의 주담대는 8조826억원으로 올해 1분기 대비 3.1% 감소했고, 같은 기간 교보생명은 5조6554억원으로 4.4%가 줄었다.

2021년 삼성·한화·교보생명 부동산담보대출 금리/제공=생명보험협회
생보업계 빅3 중 유독 삼성생명의 주담대가 가파르게 증가한 이유는 금융당국이 시중은행 대출규제에 나선 지난 2분기 삼성생명이 2.92~2.97%의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대출 장사에 나선 결과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은 3.03~3.08%, 교보생명은 3.11~3.26% 였다.

이후 금융당국의 보험사 대출조이기가 시작된 3분기 삼성생명의 주담대 금리는 3.13~3.27%까지 올라갔다. 이 기간 한화생명 3.06~3.18%, 교보생명 3.22~3.37%였다. 지난달 기준 빅3 생보사의 부동산담보대출 금리는 삼성생명 3.6%, 한화생명3.3%, 교보생명 3.87%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대출은 자산으로 연결돼 보험사 입장에선 안정적인 수입처다”라며 “삼성생명의 경우 올해 상반기 2%대의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앞세워 대출 고객 모시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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