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5%p 금리인상에도 여전히 완화적…내년 1·2월 추가 인상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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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이혜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20개월 만에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린 가운데 올해 성장률 전망을 기존 4.0%로 유지했다.

이날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앞으로 국내 경제의 경우 수출과 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민간소비 회복세가 강화될 것”이라는 경기전망을 내놨다.

이에 따라 한은도 올해와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과 동일한 4.0%와 3.0%로 유지했다.

이는 수출 호조와 위드 코로나에 따른 소비 회복, 정부의 지원금 등 재정정책 효과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올해 설비투자 성장률은 기존 8.8%에서 8.2%로 하락했다. 건설투자 전망치는 0.9%에서 아예 마이너스(-0.7%)로 돌아섰다.

올해와 내년 상품 수출 증가율은 각 8.5%, 2.6%로 8월 당시(8.9%, 2.7%)와 비교해 모두 눈높이가 낮아졌다.

반면 상품 수입의 경우 올해 9.5%에서 10.1%로, 내년 3.0%에서 3.1%로 더 높아졌다. 석유·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당초 예상보다 강하고 오래갈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고용 전망은 더 밝아졌다.

지난 8월 20만명에 그친 올해 취업자 수 증가 예상 규모가 35만명으로 늘었다. 실업률 전망치도 3.9%에서 3.7%로 낮아졌다. 3.8%로 전망한 내년 실업률 역시 3.6%로 소폭 하향 조정됐다.

물가 전망도 상당 폭 바뀌었다. 예상대로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1%에서 2.3%로 0.2%포인트 올라갔다.

1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생산자물가도 지난해 11월 이후 지난달까지 1년 동안 계속 오르고 있다.

미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도 높은 편이다. 11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값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2.7%)은 10월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이 오름폭(0.3%포인트)은 2017년 1월(0.3%포인트) 이후 4년 10개월 만에 가장 크다.

커진 물가 상승 기대는 생산자의 가격 결정 등에 영향을 미쳐 결국 실제 물가 상승을 이끌 수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기존 1.5%에서 2.0%로 0.5%포인트나 상향 조정했다.

반기별로는 내년 상반기 소비자물가가 2.3% 올랐다가, 하반기 들어 상승률이 1.8%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가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내년 1분기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내년 1분기 중 금통위 회의는 1월14일과 2월24일로 예정돼 있다.

이 총재는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1.00%가 됐지만,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며 “내년의 성장, 물가 전망을 고려할 때 지금의 기준금리 수준은 실물경제를 제약하지 않는 뒷받침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금리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성장세가 견조하고 물가와 금융 불균형이 여전히 높은 상황임을 고려한다면 원론적으로 생각해봐도 배제할 필요가 없다”며 “대신 시기는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근거로 실질 기준금리가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해 중립 금리보다 낮고, 광의 통화량(M2) 지표가 두 자릿수 수준을 유지하는 등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 총재는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추가 인상을 예고한 뒤에도 국내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고 민간 소비도 금리 인상보다 정부의 방역 전환에 크게 영향받으며 빠르게 반등하는 상황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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