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관계인 포함 두 달간 360만여주 팔아치워…주가 고점 대비 반토막

김승제 이스타코 회장. 사진=이스타코 홈페이지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이재명 테마주’ 이스타코의 주가가 치솟자 김승제 이스타코 회장이 주식을 잇따라 처분하며 지난해 영업이익의 10배가 넘는 시세차익을 챙겼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스타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지난 5월부터 7월 19일까지 360만여주를 팔아치웠다. 이스타코의 주가가 급등하자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다.

이스타코는 부동산 분양과 임대사업, 교육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이스타코가 ‘이재명 테마주’로 지목된 배경은 대다수 정치인 테마주와 조금 달랐다. 대부분의 정치인 테마주는 대부분 학연, 지연 등 아주 작은 연결고리를 근거로 삼고 있어 실제 수혜 가능성을 찾아보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와 달리 이스타코는 이재명 지사의 ‘장기공공주택’ 정책과 관련해 테마주로 지목됐다. 물론 실제 수혜 가능성을 높게 평가할 순 없으나 다른 정치인 테마주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이유가 합당한 편에 속했다.

이 지사가 여권 대권주자 중 줄곧 지지율 1위를 달리자 이스타코 주가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말 677원에 불과했던 이스타의 주가는 올해 한때 7550원까지 1000%가 넘게 뛰어올랐다.

그러나 이스타코도 정치인 테마주의 민낯을 낱낱이 드러냈다. 치솟던 주가는 최대주주의 매도에 나서면서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이날 이스타코는 4290원에 마감하며 올해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났지만 지난해 말에 비해서는 여전히 540%나 오른 수준이다.

김 회장이 지분을 처분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5월 12일부터다. 그는 5월 12~14일 40만주를 평균단가 2802원에 매도했다. 같은 달 18일에도 주당 2868원에 10만주를 추가로 팔았다.

지난달 1일에는 평균 4051원에 20만주를 처분했으며 10일과 24일에도 20만주를 각각 4552원, 4750원에 매도했다. 29일에도 7500원에 5만주를 매도했다. 김 회장의 매도는 이달에도 이어져 지난 12일, 16일, 19일 3일간 31만6411주를 처분했다.

김 회장 외에도 특수관계인이자 친인척인 홍순희 씨와 김성은 씨도 같은 기간 주식 매도에 가세했다. 이스타코는 지난 19일 최대주주인 및 특수관계인의 보유주식이 1315만2845주(30.72%)라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 1분기 보고서에 명시된 1681만8073주(39.25%)와 비교해 366만5228주가 감소한 것이다.

물론 이같은 주식 처분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상장사를 이끄는 최대주주이자 대표가 정치 테마에 따른 주가급등을 틈타 잇속 챙기기에 나선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 급등으로 오너 일가가 보유 지분을 매도하는 것은 불법은 아니지만 내부자의 대량매도가 주가 급락의 신호탄이 될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해당 기업이나 경영자의 비전과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고 이는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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