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전 선점하려는 투자자 몰려…한정된 물량에 고평가 여지
장외주가 기준 기업가치 카카오뱅크 41조, 크래프톤 25조원대

출처=금융투자협회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최근 공모주 청약이 흥행을 이어가면서 장외시장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상장 전 주식을 미리 확보하려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전년보다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다만 한정된 물량의 주식이 거래되는 장외시장 특성상 거품이 끼어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70억5849만원이다. 지난해 51억4755만원보다 37% 증가했다. K-OTC 종목 전체 시가총액도 지난해 17조원에서 올해 21조원으로 불어났다.

장외주식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하지 않은 주식을 가리킨다. K-OTC 또는 두나무가 운영하는 증권플러스 비상장 등 민간업체의 장외주식거래 거래 사이트를 이용해 거래할 수 있다.

장외시장을 찾는 것은 공모주 청약의 경우 경쟁률이 너무 높아 주식을 배정받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달 SK아이테크놀로지(SKIET)의 공모주 청약에선 1억원의 증거금을 맡긴 투자자가 2~5주밖에 받지 못했다.

이에 투자자들이 공모주 청약에 앞서 비상장 기업 주식을 미리 확보하는 수단으로 장외시장을 찾고 있다.

그중에서도 지난달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으로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8개월 연속 관심종목과 인기조회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 서울거래소 등에서 연초 6만원대였던 카카오뱅크는 현재 1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게임업체 크래프톤도 300만~310만원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3월 중순(180만원)과 비교하면 70% 가량 뛰었다.

장외주식은 매도자와 매수자의 호가가 일치하면 거래가 이뤄진다. 이러한 특성상 한정된 물량의 주식이 거래돼 실제 기업가치보다 높은 가격에서 거래될 수 있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날 기준 카카오뱅크의 총 발행주식수(4억965만237주)와 거래가를 곱해 산출한 기업가치는 41조원이다.

이는 KB금융지주(24조7406억원), 신한금융지주(22조846억원), 하나금융지주(14조513억원), 우리금융지주(8조1616억원) 등 대형 금융지주사의 시가총액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의 주가수익률(PER)도 국내 금융지주사와 비교해 높게 측정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라 단순 계산하면 카카오뱅크의 현재 장외주가 기준 PER은 360.49배다.

국내 금융지주사의 작년 실적 대비 PER와 올해 연간 실적 추정 PER은 △KB금융 6.98배·5.84배 △신한지주 6.17배·5.54배 △하나금융지주 5.29배·4.71배 △우리금융지주 6.08배·4.15배 등이다. 해당 업종의 평균 PER은 5.91배다.

크래프톤도 마찬가지다. 장외주가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시가총액은 25조원대다. 코스피 시장에서 게임업체 시가총액 1위인 엔씨소프트(19조2756억원)를 넘어서며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추정한 기업가치는 13조원 수준으로 실제 상장될 때 공모가가 어떤 수준으로 책정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현재 단계에서 카카오뱅크 기업공개(IPO) 가치를 예단하는 것은 다소 이른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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