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공매도 재개 당시에도 단기 충격 후 상승 전환…"대외 악재도 없어"

사진=한국거래소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지난 3일 14개월 만에 공매도가 재개되면서 코스닥지수가 2% 넘게 곤두박질 치는 등 위력은 예상보다 컸다. 바이오·배터리주를 중심으로 급락하며 주가지수를 끌어내리자 투자자들은 향후 주가 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매도 재개 이틀째 증시가 반등에 성공한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공매도로 인한 증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 종목을 대상으로 전날 8296억원에 이어 이날에도 6907억원의 공매도가 이뤄졌다. 코스닥150 공매도 대금은 전날 2795억원, 이날 1704억원이었다. 코스피와 코스닥 합쳐 전날 1조1000억원에 이어 이날도 8600억원 넘는 공매도가 쏟아졌다.

전날 공매도는 바이오 관련주에 집중됐다. 전날 코스피200에선 헬스케어 업종에 1457억원의 공매도 물량이 출회되면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코스닥150의 경우 전체 공매도의 절반에 가까운 1121억원이 헬스케어주에 집중됐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신풍제약, 보령제약 등 22개 종목에 대해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하고 이날 하루 공매도 거래에서 제외했다. 코스피 4종목과 코스닥 18종목이다.

바이오업종은 공매도 금지 이후 공매도 선행지표로 통하는 대차잔고 물량이 가장 많이 줄어든 업종 중 하나다. 또 바이오주는 코로나19 이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만큼 유력한 공매도 타깃으로 거론돼 왔다.

그동안 시장 전문가들은 공매도 부분 재개가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하며 추세적 상승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공매도가 금지됐다 재개된 2009년과 2011년도 주가는 재개 전 고점보다 각각 5%와 6% 빠지는 단기 충격이 있었지만 상승 전환했기 때문이다.

또 당시 북한 핵실험(2009년)과 유럽 재정위기(2011년)라는 대외 악재가 증시를 강타했지만 현재는 대외 악재가 없는 만큼 공매도 재개로 인한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요인들은 4월 FOMC와 국내 공매도 금지 해제 등이다”면서 “공매도 부분 재개가 시장 전반의 방향성에는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인한 KB증권 연구원은 “전날 증시 조정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공매도 재개”라면서 “대외 악재가 부재한 지금 증시는 이미 바닥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코스피 고점(3220.92)보다 3.75% 내린 3100 초반부터 매수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배한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의 심리가 불안할 수 있지만 공매도 재개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면서 “향후 조금 더 증시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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