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매물 탓…반도체 '슈퍼 사이클' 기대 2분기부터 강세흐름 전망

사진=삼성전자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삼성전자가 1분기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뒷걸음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2분기부터는 삼성전자 주가흐름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8일 오후 1시 49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82%(700원) 내린 8만4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에도 0.46%(400원) 빠진 8만5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전일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9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사업부문별로는 반도체 3조6000억원, 디스플레이 4000억원, IM(IT·모바일) 4조4000억원, CE(소비자가전) 1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주력사업인 반도체는 다소 부진했다. 올 겨울 미국에 불어닥친 한파 영향으로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은 한 동안 가동을 멈췄다. 증권업계에서는 가동 중단으로 인한 손실이 3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같은 악재 속에서 나온 깜짝 실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또 올해 반도체 빅사이클을 앞두고 있어 실적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일주일간 어닝서프라이즈 기대감에 약 5% 상승했지만 실적 발표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다소 조정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9만원을 돌파한 후 하락을 거듭하다 2월부터 8만원 중반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횡보를 지속하는 것은 유동성 위축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역시 연초 가파르게 오른 주가가 정체된 모습이다.

앞으로 삼성전자 주가 흐름의 관건은 주력 사업인 반도체 이익이 얼마나 회복되느냐에 달려 있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를 기점으로 반도체 부문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말 서버용 D램 고정가격은 평균 125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3개월 연속 상승세로 이 기간 8% 가량 올랐다. PC용 D램 고정가격 역시 올 들어 5% 상승했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이 반도체 중에서도 D램, 낸드(NAND) 등 메모리 반도체라는 점에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요인이다.

이번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2017~2018년 못지 않은 '슈퍼 사이클'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당시 슈퍼 사이클을 서버용이 이끌었다면 이번엔 서버용 뿐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PC, 전기차 등 전방위적인 수요 증가로 인한 가격상승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밀고 있는 파운드리 부문에 대한 기대도 크다.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진출로 과열경쟁 우려가 나오기도 하지만 미세공정 기술력 측면에서 대만 TSMC와 삼성전자의 양강 구도가 쉽게 깨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20%까지 급등한 글로벌 유동성 증감률이 현재 16% 수준으로 하락했다”면서 “이는 실적 상승에도 밸류에이션 배수 하락으로 이어졌고 반도체 주가를 상승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규모의 코로나19 지원금이 재지급됨에 따라 2분기부터 주가흐름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또 3~4분기 본격적인 실적 성장 사이클이 다가오고 있어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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