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하나금융 글로벌시장 공략 잰걸음…우리금융은 M&A 절실

[데일리한국 이혜현 기자] 주요 금융그룹들이 은행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은행부문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대손충당금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행 업황에 대비해 그룹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장을 주요 경영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올해 글로벌 부문과 비금융사업 확장을 통해 그룹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한편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우선 그룹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동남아 지역 및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의 가속화와 캐피털 마켓(Capital Market)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해외사업 부문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미얀마, 캄보디아 등 신남방 국가를 중심으로 계열사별로 지속적인 M&A와 기존 네트워크의 유기적인 성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자동차, 부동산, 헬스케어, 통신 등 비금융사업 확대를 통해 고객접점 확보 및 외부 파트너십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KB증권과 KB국민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의 해외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KB증권은 2019년 1월 베트남법인 KBSV(KB Securities Vietnam)의 사이공지점을 개설하면서 호치민 지역에 2번째 지점을 보유하게 됐다. 지난달에는 베트남 디지털 금융 플랫폼인 ‘KB Fina’을 출범시키고, 디지털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투자은행(IB)과 자산운용(S&T) 부문의 성장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현지 여신금융전문회사 PT 파이낸시아 멀티 파이낸스(PT Finansia Multi Finance) 지분 80%를 인수한 KB국민카드는 본사의 지급보증 등을 바탕으로 조달비용을 절감해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시한다는 전략이다. 현지 고객들의 특성에 맞춘 할부금융 상품을 확충해 우량자산 중심의 영업을 펼칠 방침이다.

하나금융그룹도 코로나19로 위축됐던 해외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금융은 글로벌 선도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아시아 핵심지역에서의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그룹의 전사적 글로벌 역량의 확산을 통한 내실 강화와 글로벌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확대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오는 2025년까지 비은행 부문의 비중을 그룹 전체 수익의 3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하나금융은 지난해 더케이손해보험 인수를 통해 비은행 경쟁력 강화에 성과를 냈다. 베트남 BIDV 지분 인수 등을 통해 글로벌 영향력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하나금융의 비은행부문 순이익은 9040억원으로 이는 그룹 전체 순이익 비중의 34.2%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룹의 3대 성장전략 중 하나로 글로벌 사업 확대를 제시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주요 선진 금융회사들은 글로벌 비중이 50%에 육박하나 하나금융은 20% 초반 수준으로, 아시아를 중심으로 성장의 기회를 잡아 비중을 늘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은 특히 동남아시아, 중국 등 현지인들을 고객으로 확보해 해외 영업망을 확대하는 현지화 사업에 힘을 쓰고 있다.

4대 금융그룹 중 비은행 부문의 순익 기여도가 가장 낮아 지난해 실적에서 아쉬움을 남긴 우리금융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M&A 성과를 통한 미래 수익기반 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말 경영권 지분 74.04%를 인수한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완전 자회사를 추진하고 있다. 완전 자회사가 되면 계열사의 실적이 온전히 반영돼 그룹 전체 이익 성장세에 기여할 수 있다.

다른 금융그룹과 달리 증권·보험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만큼 M&A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최근 증권업이 호황을 누리며 부진한 은행 수익을 대체할 핵심 수익원으로 급부상함에 따라 증권사 인수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비은행 강화를 위해 증권·보험사 등의 M&A는 꾸준히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는 마땅한 매물이 나오고 있지 않다"며 "향후 대형 매물이 시장에 나온다면 적극적으로 인수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룹의 수익 중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 비중이 41%를 차지하는 신한금융그룹은 올해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디지털 수익을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지분 매입과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을 인수하는 등 금융그룹 중 가장 활발한 M&A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넓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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