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효과 가시화…온라인 플랫폼 '롯데ON' 활성화 과제

사진=롯데온 제공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코로나19 확산 이후 오랫동안 소외됐던 호텔과 면세, 유통 등의 종목들이 모처럼 상승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가시화로 그 수혜를 톡톡히 보게 된 것이다.

특히 롯데쇼핑의 주가 상승탄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된 이후 올해부터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가 있을 것이란 전망 덕분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롯데쇼핑 주가는17.56% 상승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이 구조조정 효과와 소비심리 개선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개선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에 대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작년 상반기까지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3분기를 기점으로 실적 턴어라운드를 보이고 있다”면서 “실적회복 추세는 올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부진했던 백화점의 실적 개선과 함께 컬처웍스도 점진적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구조조정의 효과로 할인점, 슈퍼마켓의 실적 견인 등 대부분 사업부문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는 롯데쇼핑이 그 동안 진행한 구조조정 작업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12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백화점과 롯데시네마는 부진이 지속됐으나, 이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문의 손익은 판관비 절감 효과로 개선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부진하던 할인점의 12월 기존점 신장률이 회복된 점이 긍정적이라고 봤다. 또한 자회사인 롯데하이마트와 홈쇼핑 역시 좋은 성과를 보여 연결실적 기여도가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구조를 유지하며 실적 악화에 시달렸던 롯데쇼핑은 지난해 2월 대대적인 점포 구조조정을 선언했다. 백화점·슈퍼·할인점과 같은 오프라인 점포 200곳을 3년 이내에 정리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는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오프라인 점포 700곳 중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롯데쇼핑은 작년 말까지 99곳을 폐점하며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점포가 줄면서 매출이 감소했지만 그만큼 비용이 줄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주 연구원은 "업황 자체만 놓고 보면 개선되고 있음이 분명하나, 지난 몇 년간 4분기에 예상치 못했던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던 만큼 투자자들의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주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실적 역시 전년 동기의 낮은 기저를 감안했을 때 대규모 영업이익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실적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더 이상 자산 손상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생기면 극단적으로 낮은 PBR밸류에이션(2021년 추정치 기준 0.31배)이 재평가 되며 주가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롯데쇼핑의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225억원, 1427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1.8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54.6% 늘어난 1109억원을 기록, 시장 기대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액은 4조212억원으로 전년 대비 6.8%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4975억원으로 작년 추정액 2755억원보다 80.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 연구원은 “백화점 사업부문의 경우 지난해 10월까지 기존점 성장률이 전년 대비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11월부터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며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된다”며 “할인점 사업부는 장보기 수요와 온라인 매출 증가로 작년 4분기 기존점 성장률이 1% 내외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온라인 대응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 연구원은 “롯데온이 그동안의 시행착오에서 벗어나 지난해 연말부터 두 자릿수 성장을 시현하는 등 온라인 쇼핑 시장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면서 “할인점도 기존점을 스마트 스토어, 세미 다크 스토어로 전환하면서 온라인 장보기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롯데쇼핑은 올해도 기존 점포를 스마트 스토어 및 자동화 패킹 시스템이 갖춰진 세미 다크 스토어로 전환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만큼 온라인 시장 대응능력이 배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도 "롯데마트의 비용 효율화로 업황과 무관하게 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하이마트의 실적 호조도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롯데쇼핑의 실적 회복은 효율화 작업에 따른 효과가 크며 아직 전사적인 매출 회복을 위한 매력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며 "온라인 사업 역시 정상 궤도에 진입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4월 야심차게 내놓은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롯데ON'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산적 과제 중 하나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3분기 온라인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성장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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