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 임원 491명 중 276명 임기 만료

WM·PBS·리스크관리본부 임원 교체 가능성 클 것으로 관측

사진=견다희 기자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연말 인사 시즌을 앞두고 증권업계에 인사 태풍이 예고되고 있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임원이 절반을 넘는데다 최근 라임, 옵티머스 등 대형 사모펀드 사태에 다수의 증권사 최고경영자(CEO)가 연루돼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올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 만큼 리테일 관련 부서의 변동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펀드와 영업부문 임원들 사이에서는 불안한 기운이 감돌고 있어 이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98명)·한국투자증권(38명)·NH투자증권(35명)·KB증권(29명)·신한금융투자(11명)·하나금융투자(29명)·대신증권(1명)·키움증권(35명) 등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 임원(등기·미등기·사외이사 포함) 가운데 미등기임원 임기를 공시하지 않은 삼성·메리츠증권을 제외하고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둔 임원은 276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임원 491명 중 56.2%에 해당한다. 임원 10명 중 6명꼴로 연말 인사에서 생사가 결정되는 셈이다.

사모펀드 사태와 깊숙하게 연관된 각 증권사의 자산관리(WM)사업 부문,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사업본부, 리스크관리본부 임원들이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일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3총괄 15부문을 2총괄 15부문으로 단행했다. 최준혁 WM영업부문 대표(상무)와 추민호 S&T부문 대표(상무보)를 각각 승진시켰다. 이번 인사는 직책에 대한 것으로 직위 등 그룹사 주요 인사는 내달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 미래에셋대우 임원 108명 98명이 인사 시험대에 올라있다.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임기만료 임원이 있어 대폭적인 인사가 예상된다.

팝펀딩·디스커버리·옵티머스펀드 등을 판매한 한국투자증권은 유상호 부회장, 김성환·문성필·오종현 부사장, 안화주 리스크관리본부장 등 38명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옵티머스펀드 최다 판매사로 홍역을 치루고 있는 NH투자증권은 김경호 WM사업부대표(상무)와 염상섭 리스크관리본부장(위험관리책임자) 등의 임기가 다음달 끝난다. NH투자증권은 오는 12월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박민표 변호사, 홍은주 현 예스24 사외이사, 서대석 전 농협하나로유통 감사실장을 각각 사외이사와 비상임이사로도 선임할 예정이다.

KB증권의 경우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박정림 대표는 라임사태로 인해 징계 대상에 올랐다는 점에서 연임이 불투명하다. KB증권의 김영길 WM부문장(부사장)과 정영삼 리스크관리 본부장의 임기도 연장될지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라임펀드를 판매한 신한금융투자에서는 김홍기 PBS사업본부 전무대우, 이동해 금융소비자보호본부장(CCO) 등의 임기가 끝난다.

대신증권은 최근 임원 인사에서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이 있던 임원을 모두 교체했다. 신인식 WM사업단장(전무)은 물러나고 송혁 부사장이 맡게 됐다.

대신증권은 이번 인사가 라임펀드 사태와 무관하게 WM사업부문 성장을 위한 ‘세대 교체’ 차원에서 이뤄진 인사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1조6000억원대 환매 중단을 일으킨 라임펀드 사태의 주요 판매사로 금융당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

한 증권사 관계사는 “부실펀드를 걸러내지 못한 과실에 대한 책임으로 연말에 담당임원을 포함한 관리자급 담당 직원들이 대거 교체되지 않겠냐는 내부 여론이 있다"고 말했다.

부실펀드와 관련한 임원들은 유임되거나 승진되는 게 쉽지않겠지만, 올해 증권사의 좋은 실적을 감안하면 다른 분야에서는 '승진잔치'가 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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