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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국제 유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 선언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유가가 오름세로 돌아서자 유가 급락으로 추락했던 정유주(株)에도 '훈풍'이 불었다.

국내 대표 정유사 에쓰오일(S-Oil)의 주가도 힘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9만원대 후반에서 10만원을 넘보던 주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3월에는 4만원대까지 급락했다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유가의 상승과 더불어 주가도 탄력을 받았다. 2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배럴당 1.8% 오른 45.7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8개월여 만에 최고가였다. 코로나19 백신 소식과 미국의 원유 재고가 감소했다는 소식이 원유 수요 회복 기대감을 키웠다.

소식이 전해진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에쓰오일도 강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는 전날보다 0.28% 오른 7만1400원이었다. 지난 3월23일 종가보다는 47% 가량 올랐다.

일반적으로 유가와 정유사의 주가는 같이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정유사는 미리 재고 물량을 확보하기 때문에 유가가 내리면 원유 재고로 인한 손실이 커지고, 유가가 오르면 유가 상승분을 재고 물량에 반영할 수 있어 실적 개선이 가능해진다. .

주가 반등에도 적자 기조는 여전히 부담스럽다. 에쓰오일은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공시를 통해 매출 3조8992억원, 영업손실 9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7.5% 줄었고, 영업적자는 1분기와 2분기에 비해서는 대폭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였다. 에쓰오일은 1분기 1조73억원, 2분기 164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유가 불안정성에 따른 재고 가치 손실에 더해 항공유 등 주력 제품의 수요 감소로 마이너스 정제마진을 낸 것이라는 평가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평가이익에도, 정제마진이 전분기 대비 배럴당 3.7달러 하락하며 흑자전환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국내 정유업계는 손익분기점이 되는 정제마진을 배럴당 4달러선으로 보는데 국내 복합정제마진은 1달러,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2달러대에 불과하다. 적자 수준의 정제마진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정유 업황은 주로 석유 제품에 대한 수요 부진 지속, 높은 석유 제품 재고 레벨, 미국의 정제 가동률 회복 가능성과 중국의 높은 정제 가동률 등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백신 개발 등으로 코로나19 리스크가 해소되면 정유주도 힘을 받을 것이라고 봤다. 노우호 메리츠증권은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종식된 뒤 수혜 업종으로서의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경기 정상화 흐름에서 정유업종을 수혜업종으로 판단한다"며 "특히 휘발유, 디젤, 제트유 등의 수요가 미국, 중국, 유럽을 중심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향후 수익성 회복만 개선되면 고배당 정책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종목이다. 과거 에쓰오일은 국내 기업 평균 배당률을 크게 상회하는 고배당 기조를 유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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