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사조씨푸드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사조씨푸드가 강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주목받은 종목인 만큼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300명에 달하는 등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이 가시화되자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조씨푸드의 주가는 11월18일 종가(7660원) 기준으로 이달 들어서만 40% 가량 급등했다. 코로나19의 국내 유행으로 증시가 급락했던 3월과 비교하면, 2320원(3월23일)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18일 현재 230% 이상 치솟았다.

회사는 가공간편식 관련주로 분류돼 코로나19로 뜻밖의 수혜를 입었다. 지난 8월30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날은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2.5단계 시행으로 스타벅스, 파리바게트 등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과 베이커리 등에서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매장 내에서 음식과 음료 섭취를 할 수 없고 식당, 주점, 호프집, 치킨집 등도 오후 9시부터 야간 영업이 제한됐던 때다.

그러자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가공간편식의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1980년 사조냉장으로 설립된 사조씨푸드는 수산물 도매업을 시작으로 현재는 참치 어획에서부터 유통, 수출, 부가식품 개발과 판매를 책임지는 수산물 가공 유통전문기업이다. 지난 2012년에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국내 최대 횟감용 참치 유통업체로 현재 동원산업, 유왕, 정필 등 소수 업체와 함께 전체 시장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연간 총 가공 규모는 약 2만톤으로 추산된다.

전 세계 참치의 70%를 소비하는 일본시장에 사업 초기부터 진출해 탄탄한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같은 계열사인 사조산업으로부터 참치를 공급받고 있어 수급도 안정적이라는 평이다. 북미, 유럽시장으로 수출을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근에는 김·삼치·장어 등 간편식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육류 일색인 가정용 간편식 시장에서 새우, 훈제연어 등 수산물 가공품을 출시해 육류를 대신할 만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주부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11월 들어 다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재시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강도 높은 조치가 없더라도 가능한 외식은 줄이는 최근의 경향에 따라 가정용 간편식 소비는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이 식료품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또한 최근 애견인구가 늘고 관련 제품의 소비가 활발한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사조씨푸드는 사조동아원을 중심으로 사조대림 등 사조그룹 내 계열사들과 공동 연구 개발을 통해 다양한 ‘펫푸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국산 원재료를 활용한 펫푸드라는 강점을 내세워 수입품이 주류인 펫푸드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 수입 전면 금지를 검토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사조씨푸드 주가는 또 한번 급등했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결정을 강행하면 우리 정부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맞불을 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 나오기 때문이다.

10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금지지역을 늘리고 수입을 전면금지할 적극적인 의사가 있냐"고 묻자, 송명달 해양수산부 해양환경정책관은 "식약처 등 관계부처와 다양한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협의하겠다"고 긍정적인 대답을 했다.

현재 일본 정부는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에 대해 농도를 낮춘 뒤 바다에 방류하는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스가 총리는 “언제까지 방침을 결정하지 않고 미룰 수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3분기에는 기대만큼 실적도 개선됐다. 사조씨푸드는 3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35억50000만원으로 전년보다 71.5%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보다 43.6% 줄어든 569억8900만원이었으나, 순이익은 흑자전환하면서 49억1900만원을 기록했다.

일본 수산물이 수입 금지되면 참치 등 수산물 어획을 직접 하는 사조그룹(사조산업)과 사조씨푸드에게는 국내 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릴 기회가 된다. 특히 참치의 경우는 어족자원 보호 강화, 참치 어획량에 대한 쿼터 규제 등으로 신규 업체들의 진출은 쉽지않다.

다만 최근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장남인 주지홍 사조산업 부사장으로 후계구도가 확정되면서 오너 일가의 경영 승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주주들의 불만도 크다.

사조그룹 상장 계열사는 모두 5개다. 25개 계열사(해외법인 제외) 가운데 핵심 계열사 대부분이 상장돼 있다. 사조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는 크게 △원양업(사조산업) △수산가공업(사조씨푸드) △식품 제조(사조대림 및 사조해표) △밀가루 및 사료 제조(사조동아원) 등으로 나눠진다.

주진우 회장과 주 부사장은 △사조대림 △사조씨푸드 △사조오양 △사조동아원 등 사조그룹 상장 계열사 4곳에 나란히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주 부사장은 지주사인 사조시스템즈의 지분 39.7%를 보유하고 있다. 사조시스템즈는 사조산업, 사조산업은 사조대림 등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주 부사장은 사조시스템즈 외 캐슬렉스제주 (49.5%), 사조동아원(2.94%), 사조오양(5.14%), 사조산업(6.8%)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도 가지고 있다.

주 부사장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계열사간 흡수합병도 이뤄졌다. 지난해 사조대림은 사조해표를 흡수합병해 1주당 0.44주 신주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주 부사장은 승계에 충분한 지분은 갖고있다. 그는 2006년 사조인터내셔날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있다. 주 부사장이 경영수업을 제대로 끝내고 회장이 되려면 적지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조씨푸드의 대표는 최창욱에서 최세환으로 지난 9월 바뀌었다.

변경사유에 대해 회사측은 "최창욱 대표 개인사유로 인한 사임, 최세환 대표 신규선임"이라고 간략히 밝혔다. 최세환 대표는 전 사조개발 본부장으로 캐슬렉스서울 대표, 사조그룹 경영관리실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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