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고평가 논란을 일으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주가 하락이 기업공개(IPO) 시장에 공모가 하향조정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IPO시장의 대어로 꼽힌 빅히트가 공모주 고평가 논란부터 주가 부진까지 보이자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잇달아 희망공모가를 낮추는 모습이다. 반면 시장 전문가들은 ‘따상’은 없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오히려 투자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바이오기업 클리노믹스는 지난달 26일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면서 희망 공모가를 1만2800원~1만6300원에서 1만900원~1만3900원으로 낮췄다. 공모주식 수도 228만8000주에서 197만2323주로 줄여 공모 규모를 축소했다.

지난 9월 IPO철회신고서를 낸 미생물진단 전문 기업 퀀타매트릭스는 지난달 12일 코스닥 상장 재추진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했다. 그러면서 희망 공모가를 2만1200원~2만6500원에서 1만9700원~2만55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공모 주식도 322만500주에서 170만700주로 대폭 줄였다.

기업들이 이처럼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빅히트가 일으킨 공모주 고평가 논란과 주가 부진 탓이다.

수요예측이나 공모주 청약경쟁률은 아직 높지만 9월 중순 이후 신규 상장된 기업들의 주가 흐름이 좋지 않다. 이에 부담을 느껴 공모가 하향조정을 결정하는 기업들이 적잖이 나오는 것이다.

통상 공모가는 상장 주관사와 기업이 제시한 희망 가격을 토대로 기관 투자가들의 수요를 파악한 후 정해진다. 공모가가 실제 기업가치보다 높게 잡히면 상장 후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상장 전부터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불거진 빅히트는 상장 당일부터 줄곧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3일 빅히트는 전 거래일보다 8500원(5.92%) 오른 15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따상(35만1000원)과 비교해 59%, 공모가(13만5000원)과 비교해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이 밖에도 9월 중순 이후 상장한 핌스, 원방테크, 넥스틴 등도 줄줄이 공모가를 밑돌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움츠러든 IPO사정 분위기가 11~12월 투자자에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상장 후 주가 부진을 우려해 기업들이 공모가를 낮추고 있고 연기된 IPO들도 공모가를 낮춰 재추진되고 있다”면서 “청약 경쟁률도 다소 낮아질 수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올 연말, 내년 초 틈새 기회를 노려볼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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