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당금에…3사 은행 모두 '부진'

비은행 계열사 성장세는 지속

김지완 BNK금융 회장(왼쪽부터), 김기홍 JB금융 회장, 김태오 DGB금융 회장.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지방금융 3사의 실적이 엇갈렸다. JB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올해 3분기까지 실적이 선방했다. 반면 BNK금융지주는 실적이 지난해보다 쪼그라들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JB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1~9월) 순이익이 2981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1.3% 늘었다.

같은 기간 DGB금융도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5% 늘어난 276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BNK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447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5% 줄었다.

◇코로나19 여파에 은행실적 모두 ‘부진’

지방금융그룹 3분기 누적(1~9월) 순이익 현황.(단위:억원)
BNK금융의 실적 감소는 핵심부문인 은행의 부진 탓이다. 코로나19 여파에 기준금리가 0%대로 떨어지면서 이자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줄고, 미래를 대비해 쌓아야하는 돈은 늘었다. DGB금융과 JB금융도 마찬가지로 은행실적이 부진했지만 특히 BNK금융이 타격이 컸다.

BNK금융 중에서도 부산은행이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크게 받았다. 부산은행의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이 257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7.6% 줄었다.

부산은행은 올해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주수입원인 이자이익이 8308억원으로 4.1% 줄었다.

이에 따라 올해 3분기 기준 부산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자마진(NIM)은 1.89%로 전년 동기(2.09%)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순이자마진은 은행의 주요 수익성 지표로, 예금과 대출의 금리차이에서 발생하는 은행의 수익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여파에 올해 쌓은 대손충당금은 늘었다. 부산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198억원이다. 이중 코로나19 관련 충당금만 600억원이다.

충당금은 대출을 회수하지 못할 상황에 대비해 은행이 미리 쌓아놓는 비용을 말한다. 은행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앞으로 발생할 지 모르는 대규모 부실에 대비해 미리 충당금을 쌓고 있다. 충당금이 쌓인 만큼 순이익은 줄어들게 된다.

BNK금융의 경남은행도 부산은행과 같은 이유로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48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9% 줄었다.

경남은행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590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 줄었다. 경남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충당금 전입액 1103억원을 쌓았다. 이중 코로나19 관련 충당금은 300억원이다.

BNK금융에서 코로나19관련 충당금만 900억원을 쌓은 셈이다.

DGB금융의 은행 계열사인 DGB대구은행도 부산은행보다는 아니지만 이자이익 감소와 충당금 이슈로 실적이 줄었다. 대구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4.0% 줄어든 2035억원을 기록했다.

DGB대구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대손충당금으로 1569억원을 쌓았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29.4% 늘어난 규모다. 대손충당금 중 328억원은 코로나로 인한 충당금이다.

이자이익도 줄었다. DGB대구은행 이자이익은 3분기 누적 829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 적어졌다.

이에 따라 DGB대구은행의 NIM은 3분기 누적 1.80%로 전년 동기보다 0.31%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JB금융 계열 은행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코로나19 관련 타격을 받았지만, 실적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 전북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90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2 줄었다. 광주은행은 이 기간 순이익이 1377억원으로 1.4% 줄어드는 데 그쳤다.

두 회사 모두 충당금이 전년보다 늘면서 실적이 줄었다. 전북은행 3분기 누적 충당금은 4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7.8% 증가했다. 이 기간 광주은행 충당금은 352억원으로 23.5% 늘었다. 코로나19 관련 충당금은 전북은행이 135억원을, 광주은행이 142억원을 각각 쌓았다.

하지만 이자이익 부문에서 두 회사 모두 실적이 선방하면서 다른 은행들보다 타격이 적었다.

광주은행은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이 430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9% 줄어드는데 그쳤다. 이 기간 전북은행은 이자이익이 3213억원으로 오히려 2.3% 늘었다.

◇비은행 계열사 ‘성장 지속’

은행의 부진에도 지방금융 3사 모두 비은행 계열사는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JB금융과 DGB금융은 비은행 계열사가 큰 성과를 내면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특히, DGB금융의 하이투자증권은 3분기 누적 순이익이 85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1.6%나 늘었다. 하이투자증권은 브로커리지 수익, 신탁·자산관리(WM)수익, 기업금융(IB)·프로젝트 파이낸싱(PF) 수익 등 모든 부문에서 수익이 증가했다.

DGB금융의 DGB캐피탈, DGB생명도 각각 26.9%, 7.4% 늘어난 283억원, 247억원을 기록했다.

김진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DGB금융은 캐피탈, 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 실적 호조가 이익력 향상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JB금융도 JB우리캐피탈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29.7% 늘어난 855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그룹실적에 큰 보탬이 됐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JB우리캐피탈은 시중금리하락에 따른 조달금리 개선, 개인신용, 기업금융 등 고수익 상품 중심의 자산 포트폴리오 개편 효과로 그룹 호실적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JB금융의 손자회사인 캄보디아의 프놈펜상업은행(PPCBank)도 3분기 누적 순이익이 0.8% 늘어난 145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지속했다. 다만, JB자산운용은 이 기간 순이익이 14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9.6% 줄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증권 자회사가 없는 JB금융의 경우 JB우리캐피탈의 리스이익, JB 자산운용의 수수료가 늘어난 것이 비이자이익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BNK금융도 은행의 실적비중이 높은 탓에 실적 하락을 막지는 못했지만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세는 계속됐다.

BNK캐피탈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63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4% 늘었다. 이 기간 BNK투자증권은 순이익이 361억원으로 89%나 늘었다.

김진상 연구원은 “BNK금융은 정체된 이자이익을 비은행 자회사 호조에 따른 비이자익 증가로 만회하며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순영업수익으로는 전년 동기보다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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