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방향성, 미 대선 결과에 달려

달러 약세 지속시 외국인자금 국내 주식시장 유입 가능성도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달러와 금 등 안전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펀드의 수익률이 3분기 들어 연일 떨어지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과 달러의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안전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펀드에는 투자자금 유입이 부진하다. 투자심리가 나빠졌기 때문이다.

달러 약세는 외국인을 국내 시장으로 불러 들여 증시가 활성화될 수 있는 반면 지수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30일 한국펀드평가(KFR)에 따르면 ‘KODEX 미국달러선물 레버리지’는 이달 들어서만 6.05% 떨어졌다. ‘KOSEF 미국달러선물’ 등 1배 짜리 상품은 이달 약 3%대 하락을 보이고 있다. 이들 상품은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미 달러화의 정방향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채권(ETN)이다.

최근 상품 수익률이 부진한 배경은 미 달러화의 가치가 가파르게 추락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14.50원 하락했다. 한 주간 달러인덱스는 93.7선에서 92.7선으로 1.02%나 떨어졌다.

달러인덱스가 92선대로 밀린 것은 지난달 18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1년6개월 내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이 지수는 올해 3월 코로나19 사태 직후 지수는 100을 크게 넘어서기도 했지만, 이후 미 정부와 연장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 충격을 방어하기 위해 대규모 돈 풀기에 나서면서 몸값이 떨어지고 있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KODEX 골드선물 주가연계펀드(ETF)'의 수익률도 신통치 않다.

지난달 4일부터 이달 26일까지 'KODEX 골드선물 주가연계펀드(ETF)' 수익률은 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비슷한 상품인 'TIGER 골드선물 ETF' 수익률도 2.3% 쪼그라들었다. 이 두 펀드를 비롯해 현재 국내에서 거래되고 있는 11개 금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도 2.79% 떨어졌다.

금 펀드가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기초자산인 금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7일 그램(g) 당 7만8438원까지 올랐던 국내 금 가격은 이번 달 26일 그램 당 6만8981원까지 떨어졌다. 금값은 연초만해도 코로나19 여파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치솟으면서 상승했지만 투자자들이 주식을 선호하면서 하락하기 시작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과 달러의 수익률이 곤두박질치면서 투자자금 유입도 둔화됐다. 실제 개인은 같은기간 'KODEX 골드선물'을 5448억원 규모 순매도했다. 연초 이후 1991억원의 자금을 끌어들인 국내 11개 금 펀드의 최근 1개월 간 유입액도 122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금값이 떨어지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된 탓이다.

문제는 금과 달러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향후 달러화의 방향성은 미국 대선 결과에 달려있다. 미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경기 부양책이 실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달러 약세가 더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미 대선 판세는 바이든 후보에게 유리하게 흘러가는 만큼 달러화 가치 역시 추가 하락할 여지가 높다. 이에 달러 약세가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 이후 재정적자 기조, 추가 경기 부양책과 글로벌 경기의 동반 회복을 고려하면 달러화 약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 높다”고 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조정장세에 개인의 매도행렬이 이어지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관심이 낮은 가운데 금과 달러 약세로 투자심리도 악화되고 있다”면서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외인의 움직임, 수급에 의해 섹터별 등락이 나오는 등 그들에 의해 시장이 움직이면 개인이 이를 따라잡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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