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이건희 삼성 회장의 별세 이후 그룹 내에서 가장 주목받은 계열사는 삼성물산이다. 그룹의 실질적 지주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도 삼성물산에 관심이 쏠렸다. 이 회장이 별세한 다음날인 26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물산 주가는 전날보다 13.46% 오른 11만8000원에 마감했다. 우선주인 삼성물산우B는 상한가(29.86%)까지 뛰었다.

삼성전자(0.33%), 삼성SDS(5.51%), 삼성생명(3.8%) 등의 주가도 뛰었지만 삼성물산이 가장 두드러졌다.

이날 하루 동안 거래된 삼성물산 주식은 944만주였다. 직전 거래일(지난 23일)과 비교하면 거래량이 32배나 증가했다.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2조6000억원이 넘게 불어 22조원을 넘어섰다.

삼성물산은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 계열사 중 지분이 가장 많은 회사로, 그룹의 지배구조에서 정점에 있는 회사다. 최대 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7.33%)을 비롯한 총수 일가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33.4%다. 이 회장의 후계자인 이 부회장이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삼성물산 지분을 활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과거 이건희 회장은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삼성생명(20.8%)을 통해 주력 회사인 삼성전자를 지배해왔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 또한 삼성전자 지분율이 0.7%에 불과하지만 상속 이후 이 부회장→삼성물산→삼성전자의 지배구조를 통해 삼성전자를 지배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은 5.01%다.

보험업법 개정에 대비해 삼성물산이 보험 관계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인수해 지배구조를 삼성물산-삼성전자로 단순화하는 시나리오의 실행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사의 관계사 주식가치를 기존의 취득원가에서 시장가로 변경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총자산의 3% 이하로 줄여야 한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대폭 낮아질 수 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9일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매각하고, 이 재원으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하는 전략 실행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삼성물산이 실제 지주사가 될 가능성은 적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해 지주회사로 강제전환되면 삼성물산은 자회사가 된 삼성전자의 지분을 20%(공정거래법 개정안 시행 시 30%) 이상 보유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수십조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편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삼성물산을 비롯한 계열사의 배당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삼성물산 투자자에게는 희망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보면 이 회장의 보유 주식 평가액은 23일 종가 기준으로 18조2251억원이다. 이를 상속받기 위해 내야 하는 상속세는 1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생명 지분을 모두 상속받으면 상속세를 마련할 방법으로 보유 지분의 배당금과 가족들의 개인 파이낸싱(자금 조달)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 오너 일가가 지난해 계열사 주식으로 받은 배당 소득은 7246억원이나 된다. 그는 “향후 계열사 주주환원 정책 확대로 배당소득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7일 삼성물산은 3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보다 1.5% 늘어난 7조8503억원, 영업이익은 0.4% 줄어든 215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하면서 건설과 리조트 사업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은 예상치를 밑돌았으나 매출액과 순이익은 컨센서스를 웃돌아 전체적으로 무난한 실적"이라며 "건설부문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일부 현장의 조업차질 등으로 약 200억원의 추가원가가 발생했는데, 이를 감안하면 영업이익도 예상치와 큰 차이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국내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약 1년 만에 매출 3조원대를 회복하는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건설부문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조1070억원, 영업이익 124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동기보다 매출은 9.2%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12.7% 줄어든 실적이다.

삼성물산은 "국내외 플랜트와 빌딩 공사 진행 호조로 매출이 늘어났다"면서 "영업이익은 코로나19로 인한 일부현장 비용 증가 영향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신규수주액은 사학연금 신축공사, 평택 반도체 2기 하층서편, 부산 스마트빌리지 등이 포함돼 1조2100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누적 수주액은 6조5380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48.8% 늘었다.

또한 코로나19가 진정되면 건설 외에도 패션·리조트 사업 등의 이익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규모 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패션·리조트 등 B2C 사업 부진 심화로 전년비 소폭 역성장할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 안정시 내년부터 건설 이익 증가, 패션·리조트 턴어라운드로 대규모 이익 개선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사는 중국·베트남 등 일부 지역 수요 회복에 따른 철강·자원 호조 등으로 영업이익이 급증했다. 패션은 코로나 확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비수기 영향에도 비용 절감노력으로 소폭 적자를 축소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인 상황에서 최소한 삼성물산의 기업가치가 훼손되는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지배구조 재편이 조기에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매도 후 삼성전자 지분 취득이나 삼성전자를 분할한 뒤 투자부문을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방안 등의 지배구조 개편 관련 아이디어들은 삼성물산의 지주사 강제전환, 삼성전자의 자사주 미보유, 보험업법 개정안의 유예규정 등을 감안했을 때 조기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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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20/10/29 15:28:55 수정시간 : 2020/10/29 15: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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