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잠재력보다 높게 책정된 희망공모가 지적
물타기 위한 개인투자자들 매수 이어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주가 추이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가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최고가(35만1000원) 대비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빅히트 종목 게시판이나 토론방에서는 한탄이 쏟아지고 있다.

21일 빅히트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500원(1.92%) 내린 17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는 18만1500원으로 출발해 3분 뒤 하락전환하면서 장중 17만7000원까지 떨어졌다.

빅히트는 상장 첫날 4.44% 하락했고 둘째 날에는 22.29% 급락한데 이어 거래 사흘째 되는 날에도 5%이상 떨어졌다.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대비 두 배 수준에서 시초가가 형성된 뒤 상한가)’을 기록해 잠깐이나마 35만1000원까지 올랐지만 주가는 줄곧 내리막을 걸어 고점보다 절반가량 하락한 상태다.

이날도 빅히트는 155만주가량이 거래되면서 환발하게 손바뀜이 이뤄졌다. 상장 첫날 655만주, 둘째 날 450만주에 비하면 거래량은 조금 줄어든 모습이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이날도 빅히트 매물 소화에 나섰다.

상장 첫날부터 의무보유확약을 걸지 않은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들이 쏟아내는 물량을 받아낸 개인투자자들은 이날도 매수에 나섰다. 저가매수라기 보다는 물타기용으로 보인다. 종목 게시판에는 빅히트를 30만원대에 매수했다가 손실이 커지자 물타기에 나서 평균 매수단가를 20만원 중반으로 낮췄다는 글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른데 이어 한글 가사로 피처링한 제이슨 데룰로의 ‘새비지러브’도 1위를 하면서 곡 2개를 동시에 1,2위에 올리는 진기록을 연출했다.

이같은 굵직한 호재들이 연달아 터져나오지만 이와 반대로 빅히트의 주식은 고꾸라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성장 잠재력보다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공모 희망가를 원인으로 꼽는다.

희망가 13만5000원이 처음부터 무리였다는 지적이다. 경쟁사인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의 시가가 약 3만∼4만 원대에 형성돼 있는 것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싸다.

빅히트가 4개의 레이블과 7개의 종속 법인, 1000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규모 있는 회사라고 하지만 여전히 매출의 대부분이 방탄소년단에 쏠려 있는 점도 문제다. 이들이 데뷔한 지 7년이 지났고 김석진 등 멤버들의 군 입대로 인한 공백이 현실로 다가오는데 대안도 뚜렷하지 않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빅히트의 적정 주가를 16만 원(12개월)으로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쏘스뮤직과 올해 6월 플레디스를 인수하며 매출 다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BTS의 매출 의존도는 80% 수준”이라며 “빅히트에 업계 1위 프리미엄을 적용하더라도 타사 대비 30% 이상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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