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카카오게임즈 의무보호확약 풀리면서 주가 30% 넘게 하락

3~6개월 이후 514만1079주 추가 물량 쏟아질 수도 있어

대규모 물량이 한꺼번에 풀리는 만큼 단기 시장 충격은 불가피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이먼트(이하 빅히트)가 15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적지않은 주주들은 '따상상'을 예상하는 등 주가급등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한 달 내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의 40% 안팎이 의무보호확약(보호예수)에서 해제되면서 물량폭탄 가능성이 있다는 걸 염두에 둬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빅히트에 앞서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도 물량이 대거 풀리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매물이 대량 나오면, 빅히트의 주가 하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만큼 투자자들의 세심한 투자전력이 필요하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기관 의무보유확약 물량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14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에게 배정된 수량은 전체 공모 물량(713만주)의 60.1%(428만2309주)다. 당초 기관 배정 물량은 427만8000주였다. 우리사주에 배정된 물량 중 4300주가량이 미달되면서 기관 배정 물량으로 넘어갔다.

의무보유확약이란 기관 투자자가 공모주를 많이 배정받는 조건으로 상장 이후 일정 기간동안 해당 주식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제도다. 최단 15일에서 최장 6개월까지 설정될 수 있다. 이 기간이 지난 후 기관 투자자는 보유 주식을 매도할 수 있게 된다.

기관의 의무보유확약을 기간별로 보면 △미확약 92만6151주(기관 배정 물량 중 21.6%) △15일 확약 20만5463주(4.8%) △1개월 확약 132만2416주(30.9%) △3개월 확약 76만5179주(17.9%) △6개월 확약 106만3100주(24.8%)다.

상장 첫날을 포함해 상장 직후 매도할 수 있는 미확약 물량까지 포함한 1개월 이내 확약 물량만 57.3%다. 상장 후 1개월 이내에 기관 보유 물량의 57.3%가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얘기다. 그걸 제외하더라도, 한달내 기관의 매물이 나올 수 있는 물량은 35.7%다.

상장 첫날부터 매도할 수 있는 미확약 물량의 기관 배정 물량 비중은 21.6%로, 카카오게임즈(27.4%), SK바이오팜(47.8%) 보다는 그래도 낮은 수준이기는 하다.

그러나 15일 확약과 1개월 확약까지 합친, 즉 1개월 내 매도 가능한 기관 배정 물량 비중은 SK바이오팜보다 높다. 카카오게임즈 보다는 낮다.

일부 투자자들은 기관의 의무보유확약 물량이 풀리는 시기를 매수 기회로 보기도 한다. 의무보유확약 주식이 대량으로 풀리면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하는데 장기 주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면 조정 국면에서의 매수 기회라는 설명이다.

지난 7월2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SK바이오팜의 경우 미확약을 포함해 1개월 이내에 의무보호확약이 풀린 물량은 기관 전체의 절반 수준(49.8%)이다. 13일 SK바이오팜 주가는 14만7500원으로 종가 기준 최고가인 21만7000원보다 30% 떨어졌다.

역대 최대 규모의 청약 증거금이 몰렸던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12일 기관의 1개월 의무보유확약 물량(435만9047주, 기관 물량의 33.6%) 해제 여파로 7% 급락했다. 카카오게임즈는 9월1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1개월 이내 의무보호확약 해제 물량 비중은 67.7%다.

12일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3900원(7.36%) 하락한 4만9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최고가 8만1100원에서 39.5% 하락한 수준이다. 공모가(2만4000원) 2배에서 형성됐던 시초가(4만8000원)에 근접했다.

빅히트가 15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되는 날 결정되는 가격인 시초가는 공모가의 90%에서 200% 사이에서 결정된다. 따라서 빅히트(공모가 13만5000원)는 12만1500원에서 28만원 사이에서 시초가가 결정될 예정이다.

만약 빅히트 주가가 따상(공모가 2배에서 시초가가 형성된 후 상한가)을 기록하면 상장 첫 날 35만1000원(공모가 13만5000원X2배(시초가 200%까지 증가)+시초가(가격제한폭)30%)까지 오를 수 있다.

문제는 상장 후 15일~6개월 뒤 많은 물량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후 기간별 매각제한 해제 물량.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방시혁 대표 겸 이사회 의장(708만7569주), 넷마블(1237만7337주), BTS멤버 7명(47만8695주)이 보유한 주식은 6개월이 지나도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은 적다.

방시혁 대표는 최대주주로서 원활한 기업운영을 위해 지분율을 유지해야할 필요가 있고 넷마블은 방 대표의 친척인 방준혁 의장이 있는 곳으로 단순 매매차익을 얻기 위해 주식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BTS 역시 단순 매매차익을 얻기 위해 회사로부터 증여받은 주식을 당장 팔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 밖에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사모투자합자회사(242만4016주)의 보유 주식은 상장 이후 3개월 뒤, 웰블링크 투자회사가 보유한 상환전환우선주(177만7568주)의 절반(88만8784주)도 6개월 뒤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남은 것은 우리사주조합이 들고 있는 142만1691주로 이들 주식은 상장 이후 1년 뒤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하지만 당장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물량은 아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 이후 1개월 뒤 132만주, 3~6개월 뒤 514만1079주의 물량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면서 “추가로 의무보유확약을 하지 않은 기관투자자, 일반투자자, 유통가능한 웰블링크의 상환전환우선주, 6개월 뒤 스톡옵션 행사 가능한 임직원 3명의 주식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모주 투자 시 기관 투자자의 의무보유확약, 최대주주를 비롯한 주주들의 보호예수 기간을 확인해 매매 시기를 조율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규모 물량이 한꺼번에 풀리는 만큼 단기 시장 충격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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