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매수 10개종목 주가변동률…개인(-2.91%)<외국인(-0.24%)<기관(5.89%)

가치주 중심 투자로 기술주 조정 장세서 투자 성과 올려

9월 기관, 개인, 외국인 순매수 10위 주가 상승률. 자료=한국거래소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지난달 국내 증시가 미국 정치불확실성으로 기간 조정이 지속되고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기관 투자가들의 투자 성과가 개인과 외국인 투자가를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 투자가는 단 3일을 제외하고 순매도였다. 그러나 가치주 중심의 투자가 기술주 조정 장세에서 좋은 성과를 얻었다는 분석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기관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주가 상승률은 5.89%다. 외국인(-0.24%)과 개인(-2.91%)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달 개인은 4조9663억원을 순매수한데 반해 기관은 4조1337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코스피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8778억원 순매도로 특정한 방향성은 보이지 않았다.

이는 코스피지수가 2350선을 웃돌자 차익 매물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 중에서 금융투자가 1조3154억원, 연기금이 1조3153억원, 투신이 8569억원으로 규모가 컸다.

국민연금은 주가 상승 등으로 보유 중인 국내 주식이 올해 비중 목표치(17.5%)를 초과해 주식을 계속 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투신은 최근 개인이 간접투자인 펀드보다 직접투자에 나서면서 사모나 공모 펀드 환매를 늘리다보니 가지고 있는 주식을 팔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고 있어 자금이 지속 유출되고 있다.

기관이 집중적으로 순매수한 종목의 투자 성과는 개인이나 외국인의 투자 성과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관이 외국인과 개인을 뛰어넘는 투자 성과를 보인 것은 최근 미국발 기술 성장주로 인한 조정에서 한 발 비켜난 투자전략 덕분이다.

지난달 기관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3411억원), 포스코(1809억원), 삼성전기(1429억원), 기아차(862억원), 삼성SDS(757억원), 호텔신라(559억원), 만도(561억원), LG전자(541억원), SK바이오팜(443억원), 롯데케미칼(355억원)이다.

이 중 최근까지 증시를 주도한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업종에 속하는 종목은 SK바이오팜이 유일하다.

기관은 올해 8월까지도 성장주와 가치주를 함께 사모았다. 8월 기관 순매수 상위 종목은 현대모비스(1385억원), 엔씨소프트(1245억원), LG전자(994억원), 한국전력(723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704억원), 넷마블(555억원), 두산중공업(553억원) 등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들어서는 그동안 BBIG 열풍에 가려져 많이 오르지 못했던 경기민감주나 소외주를 집중적으로 매집하면서 조정을 피했고 오히려 코스피지수 변동률을 뛰어넘는 결과를 받아 안게 됐다.

이는 -8%대의 손실을 본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과 비교하면 더욱 극명하게 갈린다. 개인이 사들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네이버(5203억원)를 비롯해 현대차(4150억원), 카카오(4663억원), 삼성전자 우선주(4831억원), 신한지주(3888억원), 셀트리온(3877억원), 한화솔루션(2291억원), 넷마블(1919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878억원), 한국금융지주(1424억원)다.

이중 신한지주, 한국금융지주를 제외하면 기술성장주로 분류되는 종목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미국발 기술주 조정장에서 개인들이 저조한 성과를 내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증권가에서는 앞으로 변동성이 심화되는 국면인 만큼 성장주와 기술주의 균형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장사 실적 재조정 양상을 보면 성장주의 압도적 우위가 사라졌다”면서 “4분기 산업생산, 수출, 금리 등을 생각할 때 성장주보다 가치주, 방어주보다 민감주 비중을 조금 더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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