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멤버들의 군입대가 기업가치 하락 야기할 수도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다음 달 상장을 앞두고 있다.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시가 총액이 10조원에 달할 거라는 예상까지 나오는 분위기다.

최근 뜨거워진 공모주 시장에서 빅히트가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의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높아지고 있다.

빅히트는 9월24~25일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수요예측을 통해 정해진 공모가는 희망 범위(밴드) 상단인 13만5000원으로, 경쟁률은 1117.25대 1을 기록했다.

공동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JP모건이다. 미래에셋대우는 공동주관사를 맡았다.

공모가에 따른 총 공모금액은 9625억5000만원,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4조8000억원이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기관 1420곳이 참여했고, 참여 기관의 대부분인 1381곳(97.25%)이 밴드 상단인 13만5000원 이상을 제시했다.

최단 15일에서 최장 6개월의 의무보유 확약에 참여한 기관의 신청 수량은 총 신청 수량 대비 43.85%로 집계됐다.

빅히트는 이번 공모를 통해 총 713만주의 신주를 발행한다, 이는 기존 발행 주식총수(2849만3760주)의 25% 수준이다.

신주 713만주 가운데 일반공모에 80%인 570만4000주, 우리사주조합에 20%인 142만6000주가 배정된다. 일반공모 기관투자자 배정물량은 427만8000주, 일반청약 배정물량은 142만6000주다. 상장 후 발행주식총수는 3562만3760주다.

예상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빅히트의 시총은 코스피 시총 50위권에 해당한다. 상장과 동시에 한진칼과 강원랜드를 제치고 LG유플러스를 바짝 뒤쫓게 되는 셈이다. 코스닥에 상장된 엔터테인먼트 ‘빅3’ JYP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다.

빅히트의 공모가가 13만5000원에서 상장 첫 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상한선인 2배로 결정된 뒤 상한가)’에 성공하면 빅히트의 시총은 코스피 20~30위권으로 껑충 뛰어오른다.

따상에 성공하면 첫날 주가는 35만1000원까지 상승한다. 이 경우 시총은 약 12조5000억원으로 부풀어 삼성생명(28위,12조58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 된다.

증권업계에서는 빅히트가 BTS라는 글로벌 인지도를 갖춘 아티스트와 지적재산권(IP) 보유 등이 최대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BTS는 한국 가수 처음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더욱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신곡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 1위에도 오르면서 BTS는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양대 메인 차트를 석권했다.

증권사가 전망하는 빅히트의 상장 후 기업가치는 엄청나다. 하나금융투자는 14조원으로, 신한금융투자·유안타증권은 10조원으로, KTB투자증권은 4조7000억∼7조2000억원으로 각각 전망하고 있다.

예상가치를 가장 높게 매긴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일 "글로벌 1위 아티스트 방탄소년단의 가치, 위버스(빅히트의 커뮤니티 플랫폼)와 결합할 시너지, 빅히트가 글로벌 음악 산업의 혁신 그 자체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완전한 콘서트가 가능한 2022년 주당순이익(EPS)에 JYP에 50% 할증한 주가수익비율(P/E) 50배를 적용했다"며 "BTS의 유니버스 가치와 온라인 디즈니랜드인 `위버스` 플랫폼과 결합될 시너지를 감안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스메랄도(BTS의 음반들을 연결하는 세계관)’를 통해 BTS의 서사와 메시지, 그리고 이를 음악에서 녹여내는 과정을 보면 BTS의 실적 정점은 지금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앞서 빅히트의 기업가치가 4조에서 5조원 수준이라고 판단했지만 이는 음악 제작 과정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온 것”이라며 “위버스 가치도 과소 평가하는 등 빅히트의 IPO상단은 완전한 저평가”라고 덧붙였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BTS는 '원히트원더'가 아닌 브랜드와 스토리텔링 IP를 갖춘 콘텐츠로서 인기의 지속성을 확보했다"며 "방탄소년단 세계관이 담긴 소설, 드라마, 게임 등 IP 사업 확대로 수익원이 다각화하고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증권사들은 BTS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와 커머스 앱 `위버스샵`의 수익성에 주목했다. 위버스는 출시 1년 만에 가입자는 3배 이상 증가했고, 라이트 팬의 월 ARPU(가인자당평균매출)는 약 7만원 수준이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BTS 공식 트위터 계정 팔로워수 대비 위버스 총가입자와 MAU(월간 순 사용자) 비율은 각각 올해 8월 기준 31%, 17%로, 위버스가 방탄소년단 온라인 콘서트를 독점 중계한다는 점에서 이 비율은 최소 유지 혹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BTS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도 때문에 BTS 멤버들의 군입대 문제 등이 기업가치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공연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수익 감소 등으로 인한 매출 감소 가능성도 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작년 기준 빅히트 전체 매출액의 97%가 BTS로부터 나왔다"며 "통상적으로 표준 최대 계약 기간이 7년인 만큼 아이돌 그룹의 경우 전속계약 만료시점 도래가 위협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상반기 빅히트 공연수익은 전년 동기보다 99% 줄었다"며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언택트 공연`이 대체 수단으로 떠오르긴 했으나 오프라인 콘서트 재개 시점 지연은 향후 이익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히트의 BTS 의존도는 2019년 97%에서 올해 상반기 88%까지 완화됐다”며 “전략적 인수합병(M&A)을 통해 TXT, 세븐틴, 뉴이스트, 여자친구 등 아티스트 포트폴리오를 개선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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