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스트투자증권 60일 초과시 11.5%로 가장 높아

미래에셋대우증권과 대신증권만 인하 조치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견다희 기자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요지부동인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고금리에 대해 날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증권사 이자놀이에 금융당국도 칼을 빼들었다. 증권사들은 자금 조달방식 등 은행과를 다르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사에 따르면 26개 증권사의 금리는 △30일 이하 단기 대출은 연 3.9~9.0% △31일 이상 90일 이하는 연 4.9~9.5% △91일 이상은 5.4~11% 등으로 회사마다 금리가 큰 차이가 있다. 은행권 금리가 2%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 4~5배 높은 수준이다.

사진=금융투자협회 및 증권사 홈페이지
가장 높은 이자를 받는 곳은 이베스트투자증권이다. 60일 초과 시 11.5%가 적용됐다. 뒤이어 △하나금융투자 11.0% △삼성증권 10.6% △대신증권 10.5% △케이프투자증권 8.5% △미래에셋대우 8.5% 순이다. 대신증권은 오는 10일 8.5%로 낮출 예정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폭락장 이후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이를 시작으로 시중은행도 순차적으로 인하대열에 합류했지만 증권사는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 속 이자놀이로 폭리를 취하며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 않았다.

그러자 지난 8월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신용거래융자 고금리 장사 등을 발언하며 증권사를 압박했지만 신용융자 금리를 내린 곳은 미래에셋대우와 대신증권 두 곳이다. 이외 대다수의 증권사는 별다른 액션을 취하고 있지 않다.

증권사별로 기간에 따른 금리 편차도 크다. 삼성증권은 7일 이하 이자율이 5%대로 시작해 30일 이하는 8.1%, 90일을 초과 시 9.9%까지 이자를 부과한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은 4%대에서 10.5%까지의 이자가 발생한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모델을 참고해 보다 불투명한 산정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투자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조달금리와 가산금리에 들어가는 항목을 세분하는 내용으로 모범 규준을 개선하는 자율규제 방식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인하는 빚투를 조장할 수 있다”면서 “은행권 신용대출 규모가 급증하자 신용대출 속도조절을 강조하면서 증권업계엔 역으로 금리를 낮추라며 대출을 유도한다”고 불만을 말했다.

이어 “증권업계는 은행과 다른 자금조달 방식으로 어쩔 수 없는 결과”라면서 “은행은 고객예금을 통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하지만 증권사는 자기자본 융자도 일부고 대부분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조달하는 등 조달경로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권은 고액신용대출에 따른 가계대출 건전성 관리 차원”이라면서 “증권업계에 대해선 기본적인 금리산정 기준과 공시 불투명성을 지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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