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코프로비엠 홈페이지 캡처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올해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2차 전지 관련 기업의 주가도 급등세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체로 산업계도 경직됐지만 2차전지 업계에선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와 LG화학의 배터리사업 분할 등 뉴스와 재료가 넘쳤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배터리 양극재업체 에코프로비엠도 당당히 대형주 반열에 끼었다. 23일 종가 기준으로 올해 들어서만 166.4% 상승했다.

지난 23일 에코프로비엠은 전날보다 4.97% 하락한 14만1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현지시각 22일 테슬라가 ‘배터리 데이’를 가진 뒤 국내 증시를 주도해온 2차전지(배터리) 업종에서의 재료가 소멸됐다고 생각한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이 대량 시장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2차전지주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뉴딜펀드가 바이오, 인터넷, 게임, 친환경 등에 집중 지원한다고 알려져 더욱 주목받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2차전지 대표 종목인 LG화학 등과 함께 한국거래소의 ‘KRX BBIG K-뉴딜지수’ 종목으로도 선정됐다. 정부의 뉴딜 공모펀드는 BBIG K-뉴딜지수를 추종할 가능성이 높아 수요 측면에서는 플러스 효과를 낼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최근엔 LG화학이 전지(배터리) 사업부문을 LG에너지솔루션(가칭)으로 분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증권가에선 에코프로비엠의 상장 과정을 상기시켰다. 친환경 핵심소재 개발기업 에코프로는 지난 2016년 2월 2차전지 소재 부문사업을 물적분할해 에코프로비엠을 신설했고 지난해 3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에코프로가 물적분할을 발표할 당시에도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2015년까지 2차전지 소재 사업은 에코프로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주력 사업으로, 매년 매출이 2배 이상 성장했기 때문이다.

에코프로비엠 상장 당일(3월5일) 에코프로 주가는 4.8% 급락했다. 이후에도 주가 차이는 벌어졌다. 에코프로비엠이 올해 160% 이상 상승할 동안 에코프로는 103% 상승하는데 그쳤다.

지주사와는 달리 물적분할로 배터리 기업으로 성장 중인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하이니켈 양극재를 국내 업체들중 전기차(EV)용으로 가장 먼저 상용화한 기업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4일 “2021년부터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이 하이니켈 양극재 적용을 본격화한다”며 “에코프로비엠의 수혜가 클 것으로 예상되며 2024년 매출 4조원 달성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코프로비엠은 배터리 양극재 가운데서도 니켈 함량이 80% 이상으로 높은 ‘하이니켈 양극재’의 제조기술이 우수하다. 배터리 제조사들 가운데서도 전기차배터리 제조사들은 배터리 출력도 높은 하이니켈 양극재를 선호하고 있다. 배터리 출력이 높을수록 전기차의 주행거리도 길어지기 때문이다.

2022년 이후의 전기차 실적 성장 잠재력도 주목할만 하다는 평가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특히 올해 신공장(CAM5), 내년 CAM6 가동으로 전기차향 매출비중이 본격확대되며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면서 “이미 2분기부터 CAM5가 가동이 본격화해 SK이노베이션향 대응 중이며 하반기 가동률 상승, 전방시장 수요 회복으로 공급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김 연구원은 “CAM6는 내년 하반기 양산 가동을 통해 삼성SDI 차세대 EV용 배터리인 Gen5에 탑재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에코프로비엠의 전기차향 매출은 지난해 1450억원(매출비중 23.6%) 수준에서 올해 3400억원(매출비중 39.3%) 내년 7400억원(매출비중 55.5%)으로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생산능력은 연 3만9000톤 수준이지만, CAM5, CAM6 가동 본격화로 내년말 기준 연간 11만2000톤 수준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이론적으로 약 3조원 이상의 매출이 가능한 규모”라고 분석했다.

에코프로비엠은 하이니켈 양극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양극재 생산능력을 올해 5만9000톤에서 2024년 18만톤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는 2024년 매출 4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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