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증권 제공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변동성이 큰 증시에 유례없는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공모주 시장이 과열양상이다. 특별한 호재는 없이 주식시장은 강세를 보이는 전형적인 '유동성 장세'다.

이달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는 공모주 청약 사상 최고의 경쟁률로 '이틀 연속 상한가(따상상)'를 치는 등 주목을 받았다가 그 뒤 우하향을 그리고 있다.

18일 오전 9시47분 현재 카카오게임즈눈 전일대비 2.63% 하락한 6만2900원을 가리키고 있다. 개장초에는 6만57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과거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하향세를 면치 못했던 한국통신하이텔(현 KTH)의 초기 모습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TH는 한국통신 자회사로 한통프리텔과 함께 1999년 12월 코스닥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공모주 청약 최종 경쟁률은 175대 1이나 됐다. 청약증거금만 4조1095억원이 몰렸다. 증권사별 경쟁률은 대신 LG증권에 배정된 주식의 경쟁률이 193대 1로 가장 높았다. 많은 개미들이 하이텔 공모주 시장을 노크했지만, 몇 주 배정받지 못했다. 당시 하이텔 공모주를 받기 위한 '전쟁'은 카카오게임즈와 별 차이가 없었다.

공모가는 2만8000원이었다. 주당본질가치에 비해 20배를 넘는 가격이었다. 당시 증권사들이 제시한 적정주가는 4만∼6만원대였다.

하이텔은 1999년 9월말 현재 163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PC통신사업자로서 전자상거래 및 포털사업에서 높은 성장잠재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탄탄한 동호회와 다양한 컨텐츠를 바탕으로 전자상거래와 인터넷부문을 강화한다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1999년 12월24일 3만1350원에 첫 거래를 시작한 KTH의 주가는 연속상승장(12월24일~2000년 1월19일)에서 단 하루를 빼고 상승하며 고점인 9만4500원까지 올랐지만 나흘 연속 18.2% 가량 하락했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상장한 지 4개월여만에 2만5650원까지 떨어졌다. 하이텔을 손절하지 못하고 물렸던 개미들도 많았다. 물론 흐름을 잘 타고 재미를 본 개미도 적지 않았다. 지난 17일 기준 KTH의 주가는 5240원에 불과하다.

카카오게임즈는 17일 나흘째 하락하면서 6만46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최고가(8만9100원)보다는 27% 떨어진 수준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된 10일에는 공모가의 2배에다 상한가를 기록했고, 다음날에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셋째날인 14일에도 한 때 급등하며 8만9100원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내림세로 돌아선 채 장을 마쳤다.

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청약마다 몇조씩 몰리며 과열되는 모습"이라며 “(두 경우 모두) 상장 초기 기업 가치보다 수급에 좌우되며 오버슈팅(단기 과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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