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예스24 홈페이지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카카오 계열사 중 첫 기업공개(IPO) 테이프를 끊은 카카오게임즈가 ‘대박’을 터뜨리자 투자자들의 눈길이 다음 상장할 카카오 자회사로 쏠리고 있다. 금융계열 자회사 카카오뱅크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상장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사의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가 주목받았다.

지난주 비상장사인 카카오뱅크 지분을 보유한 예스24의 주가가 급등했다. 지난 15일 예스24 주가는 전날보다 29.77% 오른 1만7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예스24 지분 55.5%를 보유하고 있는 한세예스24홀딩스도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온라인 도서 판매업체 예스24의 주가는 9월 들어 89%가량 올랐다. 카카오뱅크 상장 기대감 때문이다. 지난 1년 동안 3000~7000원선에 머물던 주가가 크게 뛰면서 예스24의 시가총액도 9월16일 현재 2838억원이나 된다.

카카오뱅크는 이미 장외에서 4대 금융지주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16일 기준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12만2000원이다. 시가총액은 44조5417억원이다. 주가가 이달 약 36% 오르면서 시총은 국내 4대 은행인 우리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의 합계 시총을 넘는 수준이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상장 후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를 약 8조9000억원으로 예상했다. 구 연구원은 “영업 시작 2년 만에 흑자 구조를 만들었고 비약적으로 외형이 성장해 세계적인 인터넷전문은행 성공 사례로 꼽힐 자격이 있다”고 설명했다.

'IPO 대어'인 카카오뱅크가 계획대로 상장을 진행시키자 해당 기업의 지분을 가진 기업들의 평가가치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2019년 말 기준 주요주주는 카카오(지분율 33.54%),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28.60%), 국민은행(9.86%), 한국투자금융지주(4.93%), 넷마블(3.94%), 서울보증보험(3.94%), 우정사업본부(3.94%), 이베이코리아(3.94%), 스카이블루럭셔리인베스트먼트(Skyblue Luxury Investment, 3.94%), 예스24(1.97%) 등이다.

이중 카카오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 33.54%의 가치에 대해 한국투자증권은 3조1280억원으로 추정했고, 하이투자증권은 넷마블이 보유한 지분 3.94%의 가치를 2158억원으로 계산했다. 이들의 추정치를 감안하면, 예스24가 보유한 카카오뱅크의 지분 1.97%(720만주)의 평가가치는 최소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예스24는 지난 2016년 3월 카카오뱅크에 처음 2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매년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2017년 이후부터는 매년 100억원씩 총 369억원을 카카오뱅크에 투자했다.

지난 2017~2018년에는 연속 2년 영업손실, 2017~2019년 순손실을 보는 상황인데다 투자금이 이 회사 자기자본의 절반에 육박해 카카오뱅크 투자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다.

투자 당시 예스24는 "예스24의 온라인 기반 인프라와 모바일 금융서비스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며 "이용자 기반을 확대하고 이를 통한 장기적 사업 안정성을 도모할 것"이라고 투자 의도를 밝혔다.

예스24의 꾸준한 투자가 주가 급등으로 이어진 것은 올해 7월 성공적으로 상장한 SK바이오팜 덕분이다. 투자자들은 ‘IPO 다음 타자’와 그 투자사들에 주목했다. 예스24 주가는 SK바이오팜 상장 다음날인 3일 29.79% 올랐다.

이후 두달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며 38.60% 오르다가 카카오게임즈의 공모주 청약 증거금이 환불된 지난 4일 16.03% 급등했고, 지난 7일과 16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예스24는 온라인 도서 판매 시장에서 점유율 42%를 확보한 1위 사업자다. 예스24는 1999년 설립돼 인터넷 서점 분야에서 20년째 1위를 지키고 있다. 인터넷 서점 이외에도 공연과 티켓 판매를 주로 하는 엔터테인먼트 사업, 전자책 사업 등 부가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330억원, 영업이익 63억원, 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5% 늘었다. 2018년에는 영업적자 18억원을 기록했다.

예스24는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적자 기록 등 실적 부진을 겪어왔다. 2015년 3631억원이었던 매출액(연결기준)은 2017년, 2018년에는 각각 4568억원, 5064억원으로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었고 거래총액은 2017년 6844억원, 2018년 7499억원을 기록했지만 도서 시장 출혈 경쟁으로 수익성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예스24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2015년 도서정가제 시행과 연관돼 있다. 정부는 도서 신간과 구간에 관계없이 정가의 10% 할인에 간접할인(포인트적립) 5%만을 허용하는 도서정가제를 시행했다. 온라인 서점가는 무료 배송, 사은품과 포인트 지급 등 판촉 비용을 늘리며 경쟁에 나섰다.

인터넷 서점 1위인 예스24도 국내 최초로 당일 배송되는 '총알배송' 서비스를 제공했다. 2014년 720억원 수준이었던 예스24의 판관비는 2016년부터 매년 1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도서 시장이 등락이 심한 업종은 아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도서 매출이 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 포인트는 주요 사업에서의 수익성 개선이다. 예스24의 매출 중 70%를 차지하는 도서 사업과 더불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이 관건이다.

인터파크에 이어 공연 예매 업계 2위인 예스24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며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예스24가 운영하는 예스24 라이브홀, 예스24 스테이지 등의 공연장 사업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이미 예스24는 '전자책' 등 디지털 사업 부문에서도 선두를 지키고 있다. 2015년 98억원 규모였던 디지털 사업 규모는 현재 3배 이상 커졌다. 월정액 구독 서비스인 '북클럽' 서비스 등의 구독 사업도 확대해 새 먹거리로 삼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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