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재보험비용 1조9000억원…1년새 6.6%↑

저축성보험 줄고 보장성보험 늘어난 영향

재보험비용 상위 5개사 최근 1년간 증가율(올해 상반기 기준). 출처=생명보험협회.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보험을 위한 보험’인 재보험을 드는 데 쓰는 비용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수익성은 좋지만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16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생보사들의 재보험비용은 1조89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221억원)보다 6.6% 늘었다.

재보험은 이른바 ‘보험사를 위한 보험’이다. 보험사가 계약자들로부터 인수한 보험에 대한 위험을 혼자서 감당할 수 없을 때 일부 위험을 다른 보험사에 인수시키는 것을 말한다. 재보험사는 보험사가 판매한 보험에 대한 책임을 같이 지는 대신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

재보험비용 규모는 매년 불어나고 있다. 2016년 1조6787억원이었던 생보사 재보험비용은 2017년 1조8033억원, 2018년 1조9657억원으로 매년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2조901억원을 기록, 처음으로 ‘2조원대’에 들어섰다.

생보사 전반적으로 재보험비용이 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서 계약자를 가장 많이 보유한 삼성생명은 올해 상반기 재보험비용으로 전년 동기(2147억원)보다 14.2% 늘어난 2452억원을 냈다.

삼성생명 다음으로 재보험비용 지출이 큰 AIA생명은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같은기간(984억원)보다 12.5% 늘어난 1102억원을 냈다. 이어 라이나생명(964억원), 한화생명(865억원), 미래에셋생명(813억원), 오렌지라이프(716억원), NH농협생명(714억원), 교보생명(643억원) 등의 순이다. 모두 재보험비 지출 규모가 1년 전보다 커졌다.

생보사들의 재보험비용이 늘고 있는 이유는 저축성보험보다 위험부담이 큰 보장성보험 비중이 점점 늘어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보장성보험은 사망·상해·입원·생존 등과 같이 사람의 생명과 관련해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이다. 특성상 저축성보험에 비해 짊어지는 위험이 크다.

보장성 보험 확대로 위험이 커지다보니 재보험을 찾는 수요도 늘고 있는 것이다.

생보사들이 보장성보험을 늘리고 있는 이유는 오는 2023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IFRS17에서는 저축성 보험료는 수익이 아니라 부채로 본다. 즉, 저축성보험을 많이 팔면 그만큼 보험사가 감당해야 할 부채가 늘어나는 셈이다. 이같은 이유로 보험사들은 저축성보험을 줄이고 보장성보험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재보험으로 출재하는 종목이 아무래도 보장성 보험이다 보니 보장성 보험이 많이 판매되면 재보험비용도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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