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30억원 순손실…부채비율 200% 넘어

초반 고전 극복하고 새 바람 일으킬 지 주목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사옥 전경. 사진=현대카드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현대카드의 자회사 블루월넛이 올해 상반기에도 적자를 냈다. 올해로 출범 4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블루월넛의 자기자본은 현대카드가 투자한 자본금의 절반 수준까지 내려갔다. 카드업계의 강자인 현대카드가 의욕을 갖고 출범시킨 블루월넛이 초반이기는 하지만 고전하고 있다.

31일 현대카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블루월넛은 올해 상반기 29억86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현대카드의 100% 자회사인 블루월넛은 전자결제대행(PG) 업체다. 온라인 가맹점을 대신해 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을 맺고 신용카드 결제와 지불을 대행한 뒤 쇼핑몰에서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

현대카드가 PG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지난 2017년 1월 70억원의 자본금을 투입해 설립했다. 하지만 블루월넛은 출범 이후 적자가 이어지면서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블루월넛은 출범 첫해인 2017년 30억원 적자를 기록한 뒤 2018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36억원, 4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현대카드는 블루월넛의 적자가 계속되자 2018년 유상증자로 13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데 이어 지난해 1월에도 1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에 따라 현대카드가 투입한 자본금은 총 300억원이다.

하지만 계속되는 적자로 블루월넛의 올해 상반기 기준 자기자본은 현대카드가 투입한 자본금의 절반 수준인 156억1900만원 규모다.

문제는 아직까지도 뚜렷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업 대부분이 현대카드 등 현대자동차 계열사의 PG사업을 담당하는데 그치고 있다.

지난해 커피전문점 폴바셋의 사전 주문 앱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올해 3월 스타트업 PG 서비스를 개시했지만 수익을 내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블루월넛에 새로운 수익모델 구축은 필수요소다. 현대카드 자회사이다보니 다른 PG사와는 달리 현대카드 이외의 카드사와의 업무제휴는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PG사업의 경우 일부 대형사가 과점하는 구조다보니 새로 발을 들여놓은 PG사들이 경쟁하기 쉽지않은 구조다. PG사업을 등록한 업체는 현재 110여개로, 이중 상위 3개사(KG이니시스·토스페이먼츠·NHN한국사이버결제)가 시장을 60% 가까이 과점한 상태다.

이런 이유로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자체 PG사를 설립하기보단 신용카드 본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자체 PG 시스템을 운영중이다.

블루월넛의 적자상태가 계속되면 현대카드의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다. 자본금이 줄어드는 상황이므로 추가 유상증자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루월넛의 올해 상반기 부채비율은 208%다. 적자 지속으로 지난해말 137%에서 71%포인트 올라갔다. 업종마다 다르고, 설립연도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기업의 적절한 부채비율은 200% 이하로 보고 있다.

현대카드는 아직 사업 초기 단계라 증자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대카드는 블루월넛의 매출이 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블루월넛의 매출은 2018년 40억원에서 지난해 274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설립 후 얼마 안된 젊은 법인이어서 시설투자 및 시장개척에 필요한 비용이 들어갔다"면서 "그러나 매출과 이익은 증가추세여서 증자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이어 "블루월넛은 아직 디지털거래가 활성화되지 않은 B2B영역중에서 중장기적으로 턴어라운드 시킬 계획들을 차근차근 실행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블루월넛이 PG사업 빅3가 장악한 시장에서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지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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