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코프·MBK파트너스·JB금융·한국캐피탈·중국 핑안보험까지 치열한 눈치싸움

JT저축은행 “비밀유지조항 등으로 관련 사항 확인해줄 수 없다”

경기 성남시 분당 소재 JT저축은행 본사. 사진=JT저축은행 제공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저축은행업계 알짜매물로 평가받는 ‘JT저축은행’을 손에 넣기 위한 대부업체·사모펀드·지방금융지주·외국회사 간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대부업체와 사모펀드가 저축은행을 인수할 경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업계는 금융당국이 인수·합병(M&A) 규제 완화가 지연된 탓에 대부업체와 사모펀드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리드코프, MBK파트너스, JB금융그룹, 한국캐피탈, 중국 핑안보험 등이 지난달 JT저축은행 인수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10일부터는 기업 실사하고, 내달 4일에는 매각 본입찰이 진행된다.

리드코프는 대부업 3위 기업이다. 대부업은 최근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제도권 금융사인 저축은행을 인수해 안정적인 수신잔액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때문에 저축은행 시장 진출을 위해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14년 OK금융그룹과 웰컴금융그룹이 각각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종합금융사로 한 단계 도약했다.

롯데카드를 인수한 MBK파트너스도 주요 인수 후보로 꼽힌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효성캐피탈 등 금융사 인수전에 계속 참여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ING생명, 한미캐피탈 등에 투자해 많은 이익을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금융사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코로나19로 안정적인 대체투자처를 찾지 못하면서 장기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저축은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JB금융그룹은 국내 8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BNK·JB·DGB) 중 지주 산하 저축은행이 없는 곳이다. JB금융그룹은 비은행 계열사로 JB우리캐피탈과 JB자산운용을 갖고 있으며 최근 비은행 사업 강화를 위해 다양한 매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JT저축은행은 호남 지역 영업권을 갖고있어 호남을 지역기반으로 하는 JB금융지주가 인수할 경우 시너지를 기대해 볼만하다.

한국캐피탈도 인수 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곳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캐피탈은 회사채를 발행해 시설대여업과 할부금융업 등을 다루는 여신전문회사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여신전문금융사들이 자금 조달이 어려웠던만큼 수신 기능의 매력을 높이 평가했다는 분석이다. 소매금융(리테일) 취급도 많이 하는 만큼 JT저축은행과 한국캐피탈의 시너지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중국 최대 민영 금융그룹 가운데 하나인 핑안보험도 앞서 효성캐피탈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등 국내 금융사 인수를 계속 타진하고 있다.

JT저축은행 모회사인 일본 J트러스트그룹은 동남아시아 계열사 지원을 위해 JT저축은행 매각을 서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JT저축은행의 매각가격이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15년 J트러스트가 SC저축은행을 인수할 당시 가격은 500억원으로, 인수 5년 만에 3배가 넘는 차익을 남기는 셈이다.

이 같이 JT저축은행이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는 이유는 양호한 재무건전성에다 중금리대출 등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초로 중금리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최근 비대면 대출전용 자체 모바일앱을 출시하는 등 꾸준히 사업을 확장하면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 프리미엄 지역인 인천·경기지역과 광주·전남·전북·제주지역 등 2개의 권역에서 영업을 하는 것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JT저축은행의 올해 3월 말 기준 총자본금과 총자산은 1259억원, 1조3897억원이다. 5년 전 인수 당시보다 각각 1.8배, 3.2배 성장했다. 총 여·수신 규모는 각각 1조2052억, 1조2302억원이다. 지난해 순이익은 181억원을 기록했다.

JT저축은행 측은 현재로선 매각과 관련한 진행과정 등을 밝힐 수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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