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이어 삼성생명도 예정이율 인하키로

생보사 빅3 공시이율도 하락세

사진=유토이미지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0%대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보험 소비자들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당장 오는 10월부터 생명보험사들이 판매하는 보험상품들의 보험료가 최대 1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보험가입자가 받는 환급금에 붙는 이율인 공시이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내는 보험료 오르고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오는 10월부터 예정이율을 추가로 인하할 계획이다.

고상희 삼성생명 상무는 최근 상반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 “과거처럼 전상품에 대한 동일한 시기에 예정이율을 인하하는 것은 지양한다”면서도 “추가적인 금리 하락 우려도 있고 해서 상품별로 금리 부담의 차이가 있어 이르면 10월 내로 예정이율 인하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 상무는 “금리 추이를 봐가면서 상품별로 탄력적으로 대응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는 금리부담이 큰 상품부터 보험료를 인상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예정이율은 보험사들이 고객에서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거둘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이다. 예정이율은 보험료를 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정이율이 높아지면 보험료는 낮아지고,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보험료는 오른다.

일반적으로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내려가면 보험료는 5~10% 가량 오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 보험을 가입하려는 소비자들의 부담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얘기다.

생보사들은 지난 4월에도 저금리기조로 인해 예정이율을 0.25%포인트씩 한차례 인하했다.

보험사들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예정이율 인하에 대한 압력이 크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예정이율을 인하했지만 여전히 저금리에 대한 부담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예정이율 인하를 공식화하면서 다른 생보사들도 줄줄이 보험료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한화생명은 지난 7월 ‘실속플러스 종신보험’ 예정이율을 2.25%에서 2.0%로 0.25%포인트 낮췄다. 다만, 한화생명은 상반기 실적발표에서 “하반기 추가 인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교보생명과 NH농협생명은 현재 예정이율을 인하할 지 말지 저울질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예정이율 인하와 관련해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면서 “현재 인하할 지 말지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NH농협생명 관계자도 “4월 예정이율은 한차례 낮췄다”면서 “하반기 인하에 대해서는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받는 환급금은 줄고

저금리 기조에 공시이율 하락세도 계속되고 있다.

공시이율은 보험사가 시중금리 등 객관적인 지표를 이용해 산출한 후 일정기간마다 공시하는 상품별 이율로 주로 저축, 연금 등 저축성 보험에 적용된다. 즉, 공시이율이 내려간다는 것은 고객이 앞으로 만기 때 받는 환급금과 중도해약 환급금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삼성생명은 이달 보장성보험의 공시이율을 전달 2.25%에서 이달 2.10%로 0.15%포인트 낮췄다.

연금보험과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도 2.41%로 지난달보다 0.01%포인트씩 내렸다. 석달전인 지난 5월과 비교하면 연금보험과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은 각각 0.04%, 0.65%포인트씩 떨어졌다.

한화생명도 삼성생명과 마찬가지로 이달 연금·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을 전달보다 0.01%포인트씩 낮춰 2.41%와 2.40%로 각각 조정했다. 다만 한화생명은 보장성보험의 공시이율은 2.25%로 전달과 같았다.

교보생명의 이달 연금보험 공시이율은 2.40%로 전달보다 0.02%포인트 낮아졌다. 같은기간 저축성보험은 0.03%포인트 낮아진 2.38%로 결정됐다.

이같은 공시이율 내림세는 저금리 기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운용자산이익률, 국고채 금리 등을 반영해 공시이율을 책정한다. 금리 인하기에는 금리와 함께 떨어지고, 금리 상승기에는 금리와 함께 오르는 식이다.

공시이율이 내려가는 것은 소비자입장에서는 부담이지만 보험사들 입장에서 무조건적인 이득도 아니다. 보험업계 내에서도 상품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공시이율이 내려간다는 것은 그만큼 상품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라면서 “상품경쟁력을 어떻게 높일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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