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생명, 3000억원 신종자본증권 발행 성공

동양생명, 하반기중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 검토중

신한생명 엘타워. 사진=신한생명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보험사들이 하반기 들어 자본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험사들은 오는 2023년 새 보험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을 앞두고 자본을 미리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상반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채권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 ‘자본성증권’ 발행을 미뤘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지난 11일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끝냈다.

발행금리는 신한생명이 제시한 3.2~3.8% 중 3.6%로 결정됐다. 만기는 오는 2050년 8월11일까지 30년이다.

신한생명의 영구채 발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생명은 앞서 지난 3월 이사회를 통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의한 바 있다. 당초 계획은 올해 상반기중 발행 완료였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채권시장금리 부담이 커지면서 발행시기를 계속 저울질해왔다. 최근 신종자본증권 시장 상황이 활기를 띠자 영구채 발행에 나선 것이다.

신한생명은 지난 3일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당초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계획했으나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신한생명은 영구채 발행금액을 3000억원으로 늘렸다.

신한생명에 앞서 흥국화재는 지난달말 4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4.8%다.

동양생명은 올해 하반기중 3억달러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중이다. 당초 동양생명은 올해 1월22일 열린 이사회에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의결했으나, 시장 상황이 좋지 않자 하반기로 발행을 미뤘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상반기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 하반기로 우선 신종발행증권 발행을 미룬 상황”이라며 “시장 상황을 보고 발행여부나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험사들이 시장상황까지 저울질하면서까지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권 등 ‘자본성증권’을 발행하는 이유는 2023년에 도입될 예정인 IFRS17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IFRS17 제도 하에서는 현행 원가 기준인 보험사의 부채 평가 방식이 시가 기준으로 바뀐다. 시가로 평가할 경우 초저금리 상황에서는 보험사의 부채가 크게 늘어날 수 있어 보험사들은 자본 확충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미리 강화해야 한다.

보험사들이 이러한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주로 사용하는 수단이 바로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권 발행이다.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는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된다.

신한생명은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이 올해 3월 말 기준 233.1%에서 255%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이번에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RBC비율이 20~23%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흥국화재는 후순위채 발행 후 RBC 비율이 6월말 182.35%에서 현재 190% 수준으로 올랐다.

다만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발행은 향후 보험사에 조달비용 부담이라는 ‘부메랑’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시장 악화로 발행 금리가 높아지면 보험사들의 투자수익보다 발행금리가 높아 이차손실을 보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금보험공사는 최근 ‘금융리스크리뷰’ 보고서에서 “일부 생보사의 자본성증권 의존도는 30%를 넘고 있다”면서 “자본성증권은 일반채권보다 발행금리가 높아 이자비용 부담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예보는 "자본성증권 발행으로 유입된 자금의 운용수익률은 지속 나빠져 자본성증권을 지나치게 많이 발행하면 이차손실이 심화돼 수익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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