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예상 뛰어넘는 깜짝 실적…추가 마일스톤 유입 기대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유한양행이 1조원 기술수출 성과 등 실적 성장을 이루며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하고 있다. 오르는 실적에 따라 주가도 상승 탄력을 받았다.
지난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2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415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5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예상치)를 37.7%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1분기 실적은 나빴지만 2분기 실적이 회복하면서 상반기 누적 매출은 2.1%, 영업이익은 265.4% 성장했다.
2분기 영업이익이 급증한 것은 지난해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해외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한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시험 진전을 통한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이 인식됐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은 얀센에 이전한 폐암 신약 후보물질 ‘레이저티닙’의 임상 진전에 따라 지난 4월 기술료 3500만달러(약 432억원)를 수령했고 이중 378억원이 2분기 매출로 인식됐다.
베링거인겔하임과 길리어드에 각각 넘긴 신약 후보물질들의 마일스톤도 2분기에 반영됐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7월 베링거인겔하임과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후보물질 'YH25724'과 관련한 약 1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깜짝 실적'이 알려진 이후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지난 5일 증시에서 유한양행은 장중 7만18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이달미 연구원은 2분기 호실적에 대해 "전문의약품(ETC) 부문이 2분기에 회복됐고, 레이저티닙의 이중항체 병용임상 3상 승인에 따른 마일스톤 378억원이 얀센으로부터 인식됐다"면서 "또한 1분기 20억원 적자였던 유한화학이 2분기 21억 흑자로 전환하면서 호실적을 시현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하반기 ETC 부문과 마일스톤 유입이 실적 성장을 끌어올릴 것"이라면서 "신규 도입제품이 3분기부터 새롭게 매출액에 인식되며 개량신약 성장에 따라 매출액 증가가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높였다.
2분기에 연구개발비가 13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6.4% 급증했지만, 처방의약품 및 비처방의약품 매출이 각각 7.6%와 19.2% 증가하며 매출을 이끌었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의 추가적인 마일스톤 유입도 기대했다.
얀센에 기술수출된 폐암 1차 치료제 레이저티닙(YH25448)은 국가별 임상을 순차적으로 개시하고 있으며, 국내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얀센은 'JNJ-372'와 레이저티닙의 병용요법 글로벌 임상 3상도 계획하고 있으며 202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길리어드사이언스에 기술이전된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신약후보물질에 대해서는 선도물질 도출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와 내년 전임상 개시가 예상된다.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된 NASH 치료제 GLP-1·FGF21은 올 하반기에 임상 1상 진입이 예상된다.
서 연구원은 유한양행의 2020년 매출이 전년보다 3.2% 늘어난 1조5344억원으로 추정했다. 예상 영업이익은 얀센의 글로벌 임상 3상 개시에 따른 마일스톤 160억원 수령을 가정해 830억원으로 봤다.
유한양행은 전문 의약품 주력의 제약기업이다. 처방 의약품인 전문의약품은 경기변동에 민감하지 않은 편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 내내 그리고 올해 1분기까지 연속으로 뒷걸음쳤던 처방약 부문이 드디어 2분기에는 전년보다 약 7.6% 성장했다"면서 "전년 동기 기저효과도 있지만 이제 턴어라운드를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연간 500억원 예상 매출인 항암제 글리벡 등 신규 대형품목 도입을 통해 처방약의 매출 볼륨을 다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선 연구원은 다만 해외 원료의약품 사업부는 전년보다 45% 줄었다고 전했다.
유한양행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유한양행 지분은 유한재단(15.62%), 이정희(0.04%) 등과 국민연금공단(12.7%), 자사주(8.8%), 유한학원(7.7%) 등이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