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4개사 집중호우 손해액 벌써 335억…이미 지난해 태풍 피해 넘어

충남 천안에 3일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시민들이 물에 빠진 차를 두고 급히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올해 상반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혜를 받은 손해보험사들이 다시 긴장하고 있다. 집중호우로 인해 자동차보험 손해액이 치솟고 있어서다. 현재까지 집계된 대형 손보사 손해액만 300억원을 넘어섰다. 장마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태풍이 추후 올 가능성도 있어 올해 손해액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9일부터 이달 3일 오전 9시까지 집중호우 등으로 인한 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 등 4개사의 차량 피해 건수는 3041건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추정손해액만 335억1900만원이나 된다.

이번 집계는 낙하물피해 및 차량침수피해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빗길 교통사고까지 더하면 손해액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등 자동차 피해 현황. 자료=손보협회 제공
이미 이들 4개 손보사들의 손해액은 지난해 발생한 장마 및 다나스·링링·타파·미탁 등 태풍으로 발생한 전체 보험사(차보험 판매 11개사)의 손해액에 육박했다. 당시 손해액은 7월부터 10월까지 343억원이었다. 전체 손보사를 대상으로 하면 올해 손해액은 이미 지난해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장마가 다음 주까지 예상되고 있고 태풍이 추후 올 가능성도 많아 올해 손해액이 2011년 집중호우때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11년 6~8월 집중호우로 인한 손해액은 993억원에 이른다. 당시 총 1만4602대가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를 입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7월 중 비가 내린 날은 18.8일로 2011년 19.4일 이후 가장 많다. 당시에는 장마가 8월 들어 수그러들었지만 올해는 8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올해 중부지방 장마가 오는 14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당장 오는 7일부터 8일까지만 해도 100~200㎜의 비가 전국 곳곳에서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또, 8월과 9월이 ‘태풍의 계절’로 불리는 계절인 만큼 태풍으로 인한 차량 피해도 간과할 수 없다. 최근 20년 사이 태풍으로 인한 손해액이 가장 컸던 때는 2003년 발생한 태풍 매미때로 당시 태풍으로 인한 손해액은 911억원이나 됐다.

이에 따라 손보사들의 3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상반기 손보사들의 실적 개선도 사실상 차보험 손해율 개선의 영향이 컸다. 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차보험 손해율이 개선세를 이어갔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들 손보 4사의 차보험 상반기 누적 손해율은 83.4~84.2%로 1년 전보다 2.6~3.3%포인트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상반기 손보사들의 손해율이 낮아진 것을 근거로 대부분 손보사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었다.

실제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 등 상장 손보사 4곳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4.7% 늘어난 5268억원으로 추산됐다.

한 대형손보사 직원은 “손보사 실적이 날씨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당연히 이번 이상기후가 실적에 (좋지않은)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좋을 것으로 예상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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