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보고서 내용

"콜금리 1% 오를때 예금금래 절반 오르는데 그쳐"

사진=유토이미지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정책금리를 낮추더라도 국내 시중은행들의 수익이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황순주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5일 ‘금리인하가 은행 수익성과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간 시장에서는 최근 정책금리가 인하되면서 은행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왔다. 금리인하로 인해 시중은행들의 순이자마진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만약 이 우려대로 금융시스템의 중추를 담당하는 은행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 심각한 금융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 은행시스템의 불안으로 이어져 금융위기를 초래할 가능성까지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 분석에서 황 연구위원은 금리 인하가 실증적으로 은행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책금리가 인하될 때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는 모두 상대적으로 작은 폭으로 하락하면서 예대금리 격차가 대체로 유지되므로 순이자마진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황 연구위원은 은행단위 패널자료(2002~19년)를 통해 정책금리와 사실상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는 콜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때 예금금리, 대출금리 및 순이자마진의 변화를 추정했다.

그 결과 콜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락)할 때 예금금리는 그 절반 수준인 0.53%포인트 인상(인하)되는데 그쳤다.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는 것이다.

은행은 예금시장에서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고 대출의 만기를 조정할 수 있으므로, 정책금리가 인하되더라도 비교적 높은 수준의 순이자마진을 특별한 변동 없이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황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즉, 콜금리가 상승하거나 하락할 때 은행들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거의 1대1의 비율로 인상 또는 인하하므로 수익성에 유의한 변화가 없다는 결론이다.

황 연구위원은 순이자마진이 감소하더라도 저금리는 대출 증가로 이어지므로 순이자마진에 대출액을 곱한 이자이익은 감소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황 연구위원은 이번 분석에 대해 “최근 저성장 및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이 요청되고 있는데, 정책금리를 결정할 때 은행 수익성 악화에 따른 금융불안 가능성을 제약요인으로 고려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대출의 증가는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주의 깊은 금융감독의 필요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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