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 경쟁력 강화·휴먼뱅크 성과에 올인

사진=NH농협은행
금융회사 수장들 중에는 빛나는 실적과 남다른 경영철학으로 주목을 받는가 하면 논란의 중심에 올라 뭇매를 맞기도 한다.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임기를 수행하는 동안 각종 이슈의 중심에서 금융시장과 사회전반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그들의 경영 행보를 중심으로 금융권 전반에 걸친 주요 이슈를 살펴보기로 한다.<편집자주>

[데일리한국 이혜현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극에 달했던 지난 3월 위기 극복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취임한 손병환 NH농협은행장이 디지털과 글로벌 역량 강화를 통해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취임 당시 손 행장은 2015년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장을 역임한 이력을 보유한 만큼 디지털 금융혁신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그는 취임 당시 “농협은행을 새로운 디지털 휴먼뱅크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하며 디지털 역량 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바 있다.

농협은행은 이동통신 3사, 핀테크 보안기업 아톤과 손잡고 이통사 통합 인증 플랫폼인 패스(PASS)를 농협은행 올원뱅크에 적용해 업계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는 이통3사와 아톤이 개발한 본인 인증 앱 기반 사설인증서로 올원뱅크의 회원가입·인증 절차 등의 편의성을 대폭 개선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 농협은행이 오는 9월 중 패스(PASS) 도입을 완료하면 시중은행에서 사설인증서를 적용하는 첫 사례가 된다.

손 행장은 취임 초부터 휴먼뱅크의 기초를 다지기 위한 디지털 금융 역량 강화 행보를 보였다.

지난 4월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상담사 스케줄 자동 관리 시스템을 도입을 시작으로 5월에는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농협은행은 이 제휴를 통해 비바리퍼블리카에 예치금 관리, 환전, 공과금 조회 등 140여개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제공했다.

시중은행에서 가장 많은 API를 보유한 농협은행은 핀테크 선두기업인 토스와 연합해 오는 8월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마이데이터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검사결과 디지털 업무 관련 부문에서 허점이 드러나 손 행장의 디지털 역량 강화 행보에 오점으로 남았다.

14일 금감원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정보기술(IT) 부문 자체 감사업무의 독립성 미흡, 모바일 앱 프로그램 개발환경 통제 불합리, 인터넷 PC의 비업무용 사이트 통제 미흡, 윈도우 서버의 파일전송 통제 미흡, 테스트데이터 변환 관리 미흡, 이용자 정보보호 미흡 등이 지적됐다.

손 행장은 타사에 비해 취약한 글로벌 사업 부문을 보강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농협은행은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진출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미얀마에 지점·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29일 미얀마 중앙은행으로부터 양곤사무소 설립을 위한 최종 인가를 획득했다. 농협은행이 앞으로 미얀마 현지지점과 현지법인 설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농협은행 양곤사무소는 미얀마 금융당국과의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한편, 금융동향 모니터링 및 은행업 진출을 위한 사전 영업기반을 다지는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또 현지인 사무소장 채용을 통해 미얀마 금융환경에 최적화 된 제반 시스템 구축 등 글로벌 사업 현지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해외진출 후발주자로서 농협은행이 타사에 비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이 약하다고 지적하며 코로나 악재로 농협은행의 해외진출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손 행장은 해외진출 예정국가의 금융당국과 화상회의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전략을 이어가며 해외시장 활로 개척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농협은행은 미얀마에서 별도로 운영 중인 농협파이낸스미얀마 뿐만 아니라 진출 예정인 범농협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사업 역시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손 행장은 "미얀마는 농업 비중이 큰 1차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어 농업금융 전문은행으로서의 강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영업기구로 전환해 타 은행들과 차별화된 사업모델 도입 등으로 수익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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