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전년 동기보다 41% 급증…주가에 부정적 영향 미쳐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올해 2분기 테마주로 꼽히는 상장기업의 임원 등이 자사 주식을 매도한 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은 아니지만 이로 인해 주가가 하락하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개인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4~6월 상장기업 임원 등의 내부자 매도거래는 지난해 같은 기간(306건)보다 41.2% 늘어난 432건으로 집계됐다. 월별로는 4월 127건, 5월 148건, 6월 157건으로 분기 후반으로 갈수록 내부자 매도거래가 늘어났다.

금융당국은 불공정거래를 막기 위해 상장사 임원 등의 보유주식 상황에 변동이 있을 경우 거래소에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통상 기업 대표나 이사, 감사 등 내부자가 해당 회사 보유주식을 내다 팔 경우 투자자들은 이를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신호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기업 내부자로서 회사 사정에 더 밝다고 보기 때문이다.

문제는 주가 급등을 틈타 지분을 매각하면서 주가가 떨어져 개인투자자들만 피해를 본다는 점이다.

특수목적차량 제조사 스페코의 김종섭 대표는 지난달 17일 보유 주식 50만주를 장내 매도하면서 총 현금화한 금액만 37억원에 이른다. 스페코는 방산주로 꼽히며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주가가 상승했다.

또 다른 방산주인 국영지앤엠 역시 마찬가지다. 최대주주인 최재원 대표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소식에 주가가 급등하자마자 보유주식 9만6000주를 장매 매도해 1억7300만원을 현금화했다.

신약전문개발기업 지넥신, 현대약품 등 코로나19 테마주로 꼽히는 회사들도 주가 급등을 틈타 지분을 팔아치웠다.

최대주주의 지분 매도 소식에 스페코는 이틀만에 12% 급락했고 국영지앤엠도 7% 떨어졌다. 현대약품도 역시 특수관계인의 지분 매도 공시가 나온 다음날 7.56% 급락했다.

내부자 거래가 불공정 거래 의혹을 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신라젠의 임원은 악성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미리 내다 팔아 수십억원대 손실을 회피했다는 혐의로 구속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적발한 지난해 부정거래·시세조종·미공개정보 이용 등 주요 혐의 사건 103건 가운데 내부자 또는 준내부자가 혐의자로 적발된 사건은 77건(75%)에 이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들이 지분을 파는 시점은 주가가 고점일 확률이 높다”면서 “경영상 중요 정보를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지분 매각이 발생한 기업에는 투자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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