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주식시장 회복으로 변액보증준비금 환입 때문

생보사, 이자역마진 문제에 직면

올해 상반기 코스피지수 흐름. 자료=한국거래소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주요 생명보험사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실적이 개선됐다기 보다는 증시 상승에 따른 일회성 요인때문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360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1%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같은기간 한화생명의 순이익은 1038억원으로 121.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2분기 삼성·한화·동양·미래에셋생명의 2분기 합산 순이익을 6445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51.3% 증가한 수치다.

사상 최저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생보사들의 실적이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2분기 주식시장이 회복됐기 때문이다.

생보사들은 변액보험을 판매한 시점의 예정이율보다 현재 투자수익률이 떨어질 경우 그 차액만큼을 매년 보증준비금으로 쌓고 있다. 이에 따라 금리가 하락하거나 증시가 하락할 경우 생보사가 쌓아야하는 변액보증준비금 규모는 늘어나고 늘어난 만큼 순이익을 줄게 된다.

반대로 증시가 상승하면 변액보증준비금이 순이익으로 환입된다.

1분기 증시하락으로 대규모 변액보증준비금을 쌓았던 생보사들은 2분기 증시회복으로 변액보증준비금을 돌려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월 말 기준 코스피 지수는 1754.64로 연초(2175.17)보다 420.53포인트 떨어졌으나, 이후 상승세로 전환해 6월말 기준 2108.33까지 회복했다.

특히, 삼성·한화생명은 1500억원에서 1800억원까지 변액보증준비금을 환입받을 것으로 예측됐다. 동양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은 100억원에서 200억원까지 환입이 예상된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생명보험사 실적의 특징은 변액 보증준비금 대규모 환입이 예상된다는 점”이라면서 “이는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일회성 요인으로 생보사들에 긍정적인 ‘신호’는 아니다. 금리하락에 따른 업황부진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생보사들은 현재 이차역마진 문제에 직면해있다. 이차역마진은 자산운용으로 버는 돈보다 지출되는 보험금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3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115%를 기록했다. 연초(1.441%)와 비교해선 0.326%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이차수익(자산운용수익률과 예정이율 간의 차익) 비중을 줄여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준섭 연구원은 “생명보험 업계의 미래를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선 결국 이차 비중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면서 “회사 차원의 방법으로는 저축보험료가 최소화된 신계약 포트폴리오 구축 및 유지, 의미없는 신계약 경쟁 지양, 향후 도입될 공동재보험 등 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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