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급성장에 비용 대폭 늘려 공격적인 전략으로 돌아선 크로키닷컴

사진=크로키닷컴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영업이익률 30.6%. 누구나 알만한 어느 대기업의 얘기가 아니다. 바로 패션 커머스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이다. 이익을 남기는 업체를 찾기 힘든 이커머스 시장에서 눈에 띄는 기업이다.

크로키닷컴은 지난 2012년 2월20일 설립해 지난 2015년 6월부터 여성 쇼핑몰 모음 서비스 지그재그를 선보였다. 동대문 기반 여성 패션 쇼핑몰 3700개를 한데 모아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여러 쇼핑몰의 상품을 하나의 장바구니에 담아 일괄 결제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크로키닷컴의 지난해 말 현재 자본금은 2억2000만원이며 주요 주주는 서정훈 외 2인(60%)의 사내이사다.

크로키닷컴의 지난해 매출은 293억3228만원, 영업이익은 89억8499만원이다. 영업이익률은 30.6%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2018년 영업이익(112억원) 대비 줄었지만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이는 이유는 자사 재고를 취급하지 않는 수수료수익 기반의 플랫폼 특성 때문이다. 매출액의 약 15~19%를 차지하는 지급수수료를 제외하고도 변동비가 없다.

또한 지그재그는 지난 2월 국내 패션 쇼핑앱 최초로 누적 다운로드 횟수 2000만을 돌파했다. 국내 여성 패션 앱 최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거래액은 1조7000억원으로 지난해에만 거래액 6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업계 1위인 무신사의 거래액이 9000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지그재그의 거래액 규모가 상당한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성패션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대체되면서 마치 춘추전국시대처럼 중소 규모의 쇼핑몰 형태로 오랜 기간 유지돼 왔다. 최근에는 에이블리, 지그재그, 무신사, 스타일쉐어 등 사국시대 정도로 정리되는 모양새다.

이중 크로키닷컴이 다른 스타트업과 두드러지게 다른 모습이 있다. 바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다. 지난해 말 크로키닷컴의 기말보유현금은 264억원이다. 전년(82억원)와 비교해도 약 3배 늘어났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비교해도 3배 많은 수준이다. 통상 스타트업은 현금을 많이 남기지 않는다. 성장을 위해 비용을 늘리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현금 보유를 늘려오던 크로키닷컴에게 변화가 포착된 것은 지난해다. 지난해는 전년보다 인건비는 22억원에서 45억원으로, 광고비선전비는 47억원에서 62억원으로, 판매촉진비는 2억2900만원에서 23억원으로 크게 늘렸다. 그 덕분인지 매출은 전년보다 30%나 성장하게 된다.

이처럼 전략을 바뀐 이유는 경쟁사들의 급격한 성장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그재그는 올해 1분기에는 여성 쇼핑몰 기준 월평균 사용자수(MAU)는 2위(129만명)를 기록했다. 에이블리(131만명)에게 약 2만여명의 근소한 차이로 1위 자리를 내줬다. 3위인 무신사(88만명)와는 약 41만명 차이를, 4위인 브랜디(65만명)와는 두 배 가량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지그재그와 경쟁업체 간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패션앱들의 연간 거래액을 살펴봤을 때 지그재그가 패션앱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지그재그는 광고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론칭했고 간편결제서비스 역시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고객을 ‘락인’시키고 결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손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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