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내 언택트 강화·해외사업 성과 주력

사진=KB국민은행
금융회사 수장들 중에는 빛나는 실적과 남다른 경영철학으로 주목을 받는가 하면 논란의 중심에 올라 뭇매를 맞기도 한다.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임기를 수행하는 동안 각종 이슈의 중심에서 금융시장과 사회전반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그들의 경영 행보를 중심으로 금융권 전반에 걸친 주요 이슈를 살펴보기로 한다.<편집자주>

[데일리한국 이혜현 기자] 허인 KB국민은행장은 2017년 KB금융그룹의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분리된 후 조직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첫 행장을 맡아 노련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리딩뱅크 입지를 다졌다.

지난해 허 행장은 2년의 임기만료를 앞두고,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 탄탄한 경영성과와 함께 은행의 건전성과 수익성을 고르게 성장시키고, 적극적 소통과 화합의 경영으로 사람 문화의 조직문화를 정착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올해 11월까지 1년의 임기가 연장됐다.

허 행장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조직 내 신망을 기반으로 지난해에는 신한은행을 제치고 업계 1위 실적을 달성했고 디지털 혁신으로 조직의 역동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실적은 신한은행에 뒤졌다. 이에 따라 허 행장 하반기의 실적이 더욱 중요해졌다.

코로나19 악재가 장기화 될 조짐이 보이자 은행권에서는 올해 수익성 악화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며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금융의 패러다임이 언택트로 바뀌면서 은행권은 새로운 금융 서비스 재정비에 촌각을 다투고 있다.

국민은행이 공인인증서를 대체하기 위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사설 인증서인 KB모바일인증서는 출시 11개월 만에 가입자 400만명을 넘어서는 성공을 거뒀다. 허 행장이 디지털 금융혁신의 하나로 국내 은행권 처음으로 자체 민간인증서를 만들어 일찍이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국민은행은 올해 12월 현재의 정부 공인인증서 제도가 폐지되면, KB모바일인증서 가입자가 훨씬 더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KB모바일인증서를 이용하면 첫 거래 고객도 영업점에 방문할 필요 없이 모바일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발급에 걸리는 시간은 1분 정도이고, 다른 인증서와 달리 유효기간이 없다.

로그인은 복잡한 암호 대신 패턴, 지문, 페이스 ID(아이폰 이용 고객) 등의 방법으로 가능하다. 금융 거래를 할 때는 보안카드나 OTP 없이 간편 비밀번호 6자리만 입력하면 된다.

일정액을 넘어설 때는 ARS 인증 등 추가 본인인증 절차를 거친다.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에까지 보안 기술을 적용했고, PC 기반인 인터넷뱅킹에서도 연동 로그인이 가능하다는 점도 타사와 비교되는 강점이다.

KB모바일인증서는 K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카드·증권 등 다른 계열사에서도 거래가 가능하도록 통합인증 환경을 구축하고 있어 공인인증서 대체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언택트 서비스 강화 외에도 허 행장은 남은 임기 동안 미래 먹거리 사업인 해외 신흥시장 개척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허 행장은 취임 이후 동남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확장했다.

하지만 해외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이 전체 순이익의 2%도 되지 않는다. 해외 신흥시장 개척은 국민은행이 앞으로 힘을 쏟아야할 부분으로 남아있다.

허 행장은 해외사업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2억달러 규모인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2018년 이후 올해까지 총 4000억원 가량을 부코핀 은행에 투자한 국민은행은 이번 유증 참여를 통해 최소 51% 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방침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도네시아 경제가 큰 타격을 받자 부코핀 은행 주가 역시 급락해 반 토막 났다. 현재 부코핀 은행의 주가는 189루피아(16원)로 신주 가격은 이보다 더 낮게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신주의 가격에 따라 국민은행의 최종 투자 금액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부코핀 은행은 자산 기준으로 현지에서 14위권 상업은행으로 인도네시아 전역에 450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최대주주로 부코핀 은행 경영 정상화에 성공할 경우, 연간 순이익 500억원인 알짜 은행으로 재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허 행장이 임기 막바지 동안 약점이었던 해외사업 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경쟁사와 차별화 된 언택트 서비스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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