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셀트리온 제공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바이오 대장주' 셀트리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착수, 1분기 실적 성장, 인수합병(M&A) 소식이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셀트리온 주가는 이달 들어 지난 17일까지 35.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5.5%, 코스닥은 3.0% 각각 상승한 것에 비춰볼 때 더욱 큰 폭의 상승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셀트리온은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기도 하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17일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코넥스)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셀트리온으로, 2911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만 6200억원가량을 순매도한 것과 대비된다. .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계열사인 셀트리온제약으로, 순매수 금액은 1077억원으로 집계됐다. 그 외 셀트리온헬스케어도 280억원 순매수해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이 됐다.

지난 11일 셀트리온이 다국적 제약사인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업부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곧바로 시장이 반응했다.

셀트리온은 일본 다케다제약의 아태지역 사업부를 3324억원에 양수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알렸다. 양수 대상은 프라이머리케어 사업부의 오리지널 전문의약품 브랜드 12개와 일반의약품 브랜드 6개의 특허, 상표, 허가, 판매영업권 및 재고자산 등 전체 권리다. 판매지역은 한국, 대만, 태국, 홍콩, 마카오,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호주 등 총 9개 국가다.

전문의약품에는 당뇨병 치료제 네시나, 액토스와 고혈압 치료제 이달비 등이 포함돼 있으며 일반의약품에는 감기약 화이투벤, 구내염 치료제 알보칠 등 유명 제품들이 포함돼있다.

셀트리온 6개월 주가추이. 사진=구글 증권
합병 발표가 있고 다음날인 12일에는 네이버를 제치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셀트리온은 실적 흐름 역시 양호한 편이다. 올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68.2% 급증한 3728억원, 영업이익은 55.4% 증가한 120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30%가 넘었다.

미국과 유럽 등 제약·바이오 주력 시장에서 셀트리온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3종(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의 점유율이 상승하며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 2월 유럽 시장에 출시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도 좋은 성과를 올렸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18일 "이번 인수에 따른 효과와 올해 2분기 실적 상향을 반영해 셀트리온의 올해와 내년도 영업이익을 각각 4.1%, 18.8% 상향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수 완료 이후 연간 1600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 320억원이 추가로 유입될 예정이며 본격적인 실적 인식은 내년부터가 될 전망"이라며 목표주가 역시 기존 25만원에서 37만원으로 대폭 올렸다.

셀트리온 3사 합병이 가능하다면 향후 주가의 추가적인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유효하다. 올해 초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행사 발표 후 '주주들이 원한다'는 전제 아래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이 성사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재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는 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과 글로벌 판매를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하나의 회사가 돼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그룹 차원에서 이득"이라고 평가했다.

금융당국의 공매도 한시 금지 조치로 주가 하방 압력은 줄어든 가운데 주식 환매수(숏커버링)에 따른 매수세가 일부 유입되면서 셀트리온을 비롯한 공매도 비중 상위 종목이 수혜를 봤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치 이전 셀트리온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매도 잔고 비중(전체 상장 주식 대비 공매도 잔고 비율)이 가장 높았던 종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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