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삼양식품 주가가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하고 있다.사진=삼양식품 제공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라면업계 3위 삼양식품이 올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식보다 ‘집밥’을 찾는 빈도가 늘고 세계 곳곳에서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면서 비상식량의 간판격인 라면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주가도 연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266억원(연결기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73% 급증했고 매출액은 29% 늘어난 1563억원에 달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수출도 가파르게 늘었다. 1분기 삼양식품 수출액은 750억원 이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5% 증가했다. 주요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각각 50%, 100%의 증가율을 보였다.

삼양식품의 대표상품인 '불닭' 브랜드는 2012년 4월 처음 출시됐다.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했다. 불닭볶음면의 성공 이후 이후 삼양식품은 '불닭쫄볶이' '핵불닭볶음면' '치즈불닭볶음면' '붉닭파스타소스' 등과 스낵, 간편식, 소스 등 약 30종의 후속작을 출시해 호평을 받았다.

출시 직후 연간 75억원에 불과했던 ‘불닭’ 매출은 2016년 10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2825억원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기준 누적 매출액은 1조2000억원, 판매량 20억개에 달했다.

특히 해외에서 ‘불닭’ 브랜드의 인기는 ‘센세이션’에 가까웠다. 시작은 인기 유튜버의 영상 한 편이었다. 지난 2014년 인기 유튜브 크리에이터 영국남자가 게시한 ‘런던의 불닭볶음면 도전(The Fire Noodle Challenge)’이라는 영상이 조회수 1028만회를 넘기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중국, 동남아시아 등의 네티즌들은 불닭 먹기 챌린지를 이어가며 다양한 컨텐츠로 재생산됐고, 제품의 인지도는 절로 높아졌다.

불닭볶음면은 해외에서 연간 4억개 이상 팔려 나갔다. 중국 수출액은 2016년 450억원에서 1년 만에 1000억원을 넘어섰고 2019년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연간 200억원, 말레이시아에서 150억원어치나 팔렸다.

삼양식품의 주가도 연일 신고가를 경신했다. 장중에는 시가총액 1조원의 벽도 넘었다.

5월28일 삼양식품 주가는 12만350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1.65%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삼양식품 주가는 올해 들어 37.37% 올랐고 코로나19의 확산이 본격화되던 3월 이후 44.44% 올랐다.

지난 18일에는 장중 13만3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당시 시가 총액은 1조원을 넘어기도 했다.

삼양식품 최근 6개월 주가 추이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유입이 눈에 띈다. 삼양식품의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은 지난달 말 5.39%에서 이달 27일 기준 10.30 %로 뛰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삼양식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상위 6위에 올랐다.

코로나19의 영향 중에도 올해 1분기 실적이 좋은데다 2분기도 실적이 양호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면서 주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삼양식품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5.38% 늘어난 240억으로 예상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29일 “국내 라면 수요는 3월을 정점으로 평년 수준 이상의 수요가 이어질 것이고, 매년 6월 진행되는 중국 온라인 유통 채널들의 소비 촉진 행사 진행 영향으로 2분기 중국 수출 금액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연구원은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집안에서 밥을 먹는 빈도가 늘고 사재기 영향으로 3월 말 이후 식료품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2분기 역시 실적 호조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2분기 라면수출은 1분기보다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 라면 수요 호조가 4월까지 지속됐고 6월에 중국 618쇼핑축제를 앞두고 있다"면서 "특히 불닭볶음면의 수출호조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지속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완화 이후에도 중장기적으로 성장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곡물 등 원가 하락으로 라면 관련 주식의 매력도 커졌다, 글로벌 물동량이 줄고 유가가 급락하면서 운임지수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라면의 주재료인 밀의 수입가격이 낮아졌다. 오프라인 매장보다 비대면 판매가 늘면서 판매 비용도 줄어들었다.

삼양식품의 주주 분포 가운데 소액주주의 지분이 적은 것도 주가상승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올해 3월 말 현재 지분 1% 미만의 소액주주의 지분이 30%에 불과하다. 소액주주의 지분이 낮을수록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수가 적을 수 있다.

삼양식품은 면류·스낵·유가공·조미소재 등의 사업을 위주로 하는데, 골판지, 용역사업 등의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매출 중 라면 제품이 전체의 90%를 차지하고 스낵류가 4%, 유제품이 2%, 기타 4% 등이다.

면류사업은 원조 삼양라면과 불닭볶음면 등의 스테디셀러 제품을 중심으로 1분기 신림동백순대볶음면, 불타는 고추비빔면, 도전불닭비빔면 등의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스낵 사업은 짱구, 사또밥, 별뽀빠이 등의 대표상품이 주력이다.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9.9% 늘어난 72억원이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증가의 수혜도 나타나고 있으나 해외 유통망 확대, 현지 지역에서의 제품 확대, 브랜드 인지도 상승에 따라 성장 흐름이 유지될 전망”이라며 “최근 주가 퍼포먼스가 좋았으나 국내와 해외에서의 실적 개선을 반영하였을 때 올해 예상 PER은 12배가 채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쟁사들과의 경쟁이 심화될 경우 주가상승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에 따른 비용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수 라면 시장의 경쟁 심화와 스낵과 조미소재로의 제품 확장 과정에서의 비용 확대 가능성이 우려 요인"이라고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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