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는 '공장 화재' 일회성 손실에 23.8%↓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자동차 이용량이 적어지면서 올해 1분기 손보사 실적이 개선됐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손해보험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오히려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자동차 이동량 등이 적어지면서 손해율이 줄었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감독원 1분기 잠정실적 공시를 종합하면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 등 주요 6개 손해보험사 중 실적이 감소한 곳은 삼성화재가 유일했다.

삼성화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6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원수보험료(매출)는 4조860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522억원으로 23.8% 줄었다.

삼성화재의 실적 감소는 화학공장 화재 등 대형사고 여파가 컸다. 이같은 일회성 손실을 제외하면 삼성화재 실적도 시장 기대치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 실적에 대해 “일반보험 고액사고에 따른 보험금을 제외하면 대체로 컨센서스 부합하는 결과”라며 “1분기 실적은 고액사고건 영향으로 추정치를 하회했지만, 2분기 이후는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삼성화재를 제외한 5개 손보사는 모두 실적이 상승했다.

가장 실적이 뚜렷하게 개선된 곳은 한화손보다. 한화손보은 1분기 33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4분기 765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손해율이 개선된 효과가 컸다. 한화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4분기 114.8%에서 올해 1분기 87.1%로 27.7%포인트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장기보험 손해율도 86.9%에서 84.3%로 2.6% 개선됐다.

메리츠화재도 올해 1분기 순이익이 107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6.6% 증가한 2조2225원, 영업이익은 67.9% 증가한 1517억원을 기록했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메리츠화재에 대해 “위험손해율이 3~4월까지 안정화 되는 모습”이라며 “3월 절판 이후 4월 신계약 판매 감소추세 강화돼 향후 사업비율 개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DB손보도 순이익은 137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8.7% 늘었다. 매출은 3조3673억원, 영업이익은 178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선 각각 7.8%와 38.6% 증가했다. DB손보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다소 개선된 점이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혔다.

현대해상은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6% 증가한 897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3조4709억원 1326억원을 기록, 각각 전년보다 7.2%, 6.0% 증가했다.

현대해상은 투자이익 개선이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현대해상은 1분기 투자영업이익이 350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7.3% 늘었다. 투자이익률은 3.61%로 0.3%포인트 개선됐다.

KB손해보험 역시 전년 동기보다 2.5% 순이익이 늘어, 772억원을 기록했다.

손보사들이 1분기 이처럼 실적을 개선했지만 2분기부터는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되는 만큼 힘들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3월 ‘사회적 거리두기’로 손해율이 줄어들면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4월과 5월은 손보사에도 쉽지 않은 시기였다. 2분기는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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