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펀드 판매 19개사 모두 참여…부실자산 자율배상 가능성 높아져

사진=견다희 기자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넘겨받을 신설 운용사(일명 배드뱅크)에 19개 판매사가 모두 참여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메리츠증권과 키움증권은 배드뱅크 설립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우리은행과 신한금융투자 등 주요 판매사에 전달했다.

배드뱅크는 금융기관의 부실자산이나 채권만을 사들여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기관을 지칭한다.

배드뱅크는 부실이 발생해 환매가 중단된 1조6679억원 규모 라임 펀드의 투자금 회수 등을 전담할 예정이다. 기존 라임 경영진에 자금 회수를 맡기기 힘들다고 판단한 금융감독원과 주요 판매사들은 지난달 별도 운용사를 설립하는 배드뱅크 형태의 수습책을 마련했다.

라임운용 펀드 판매에 참여한 회사로는 우리은행과 신한금융투자, 신한은행,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신영증권, 하나은행, KB증권 등이 있다. ‘막차’를 탄 키움과 메리츠는 이들 중에서 판매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참여 방식을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우리은행은 3577억원,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은행이 각각 3248억원, 2769억원을 판매해 전체 판매금액의 64.0%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와 키움이 라임펀드 판매를 통해 수수료를 챙긴 만큼 배드뱅크를 통한 자산회수 논의에 함께 참여하는 게 맞다는 다른 판매사 요구를 두 회사가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자자 구성이 마무리되면서 배드뱅크는 이달 중 인가절차를 밟는 등 본격적인 출범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안팎에선 배드뱅크 설립방안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라임운용에 대한 금감원의 제재 절차도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금감원은 라임의 원활한 투자금 회수 등을 돕기 위해 제재 일정을 늦춰왔다는 지적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 수습과정은 금감원이 금융사들을 제재하기에 앞서 자율배상을 유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라임 배드뱅크의 수습과정이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금융사고 수습에도 전례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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