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호, 김고은 주연 SBS TV 금토드라마 '더 킹: 영원의 군주'의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가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스타 작가’ 김은숙의 신작 SBS ‘더 킹-영원한 군주’(이하 ‘더 킹’)가 이달 첫 방송을 했다. 입헌군주제를 배경으로 평행세계 판타지 드라마를 펼쳐 갈 ‘더 킹’은 로맨스물 실패율 ‘제로’의 작가와 이민호, 김고은 등 거물급 주연배우로 방영과 동시에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 킹’을 제작한 스튜디오드래곤은 CJ ENM이 2010년 3월 드라마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후 2016년 5월 드라마 부문을 분사해 만들어진 회사다. 지난 4년간 문화창고, 화앤담픽쳐스, KPJ, 지티스트 등 4개 드라마 제작사를 인수하면서 연간 40편 이상의 드라마를 제작할 수 있는 국내 최대 드라마 제작사로 성장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해에만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 30편을 만들었다. 올해도 ‘더 킹’ 외에 tvN에서 '‘싸이코지만 괜찮아(김수현 주연), ‘청춘기록(박보검 주연) 등의 화제작을 이르면 6~7월 방영할 예정이다.

드라마 ‘더 킹’의 흥행이 예상되면서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도 투자자들의 시선을 받고 있다.

앞서 이달 대주주인 CJ ENM이 지분 225만주(8%)를 9% 할인된 가격에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방식 매각해 주가에 충격을 줬다. CJ ENM이 밝힌 지분 매각의 이유는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이를 통해 CJ ENM이 확보하게 되는 자금은 총 1659억원, CJ ENM의 스튜디오드래곤 지분은 종전 66.18%에서 58.18%로 줄어든다.

스튜디오드래곤 최근 6개월 주가 추이
지분 매각 발표가 있었던 지난 6일 8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던 주가의 다음날 종가는 7만5400원으로 6.9% 급락했고, 2거래일에 해당하는 8일 종가는 7만4300원으로 더 낮아졌다.

그러나 ‘더 킹’ 방영일에 가까워 오면서 주가는 빠르게 회복됐다. 13일 종가 기준 7만5500원에서 더 킹의 방영일인 17일까지 12.58% 급등한 8만5000원을 기록했다. 이후 주가는 조금씩 내려 23일 종가 기준 8만900원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예상치 못한 대주주의 과도한 할인율이 포함된 블록딜로 약화된 센티멘털은 결국 ‘더 킹’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지난해 넷플릭스에 지분 4.99%를 매각했을 때는 직전 5영업일의 평균 가격에 매각했지만, 이번에는 9%나 할인하면서 넷플릭스보다 더 싸게 매각했다”면서 “굳이 이 정도의 할인율이 아니어도 기관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았을 거라 추측된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방영 중인 드라마의 흥행이 예상되고 중국의 ‘한한령’ 해제 움직임이 나타나자 서서히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게다가 넷플릭스와 유튜브 프리미엄 등의 유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등장으로 동영상 플랫폼이 다각화되면서 스튜디오드래곤의 매출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7일부터 방영된 ‘더 킹'이 약 11~12%대의 좋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고, 1회당 약 20~25억원의 제작비 지원이나 넷플릭스에 선판매 대금으로 인해 지난해 ‘아스달 연대기’와는 다르게 손익분기점(BEP)에 근접한 수준이라서 본격적인 수익창출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유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에 대해 1분기 플러스(성장)을 예상했다.

그는 “스튜디오드래곤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4.8% 증가한 1174억원 ,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0.9% 늘어난 111억원으로 컨센서스에 부합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1분기 최고의 인기 드라마였던 현빈, 손예진 주연의 ‘사랑의 불시착’의 최고 시청률은 21.7%이고 '사랑의 불시착'은 3월 넷째주 드라마 기준 넷플릭스 전세계 트래픽 5위를 기록했다"면서 “그 외 ‘루갈’, ‘하이바이, 마마’등 넷플릭스향 동시방영권 판매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나홀로 그대’ 실적을 반영해 실적이 기대된다"고 했다.

또 유 연구원은 “최근 한중관계 개선 분위기로 향후 중국 컨텐츠 시장이 다시 열린다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컨텐츠 제작능력을 보유한 스튜디오드래곤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이미 중국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콘텐츠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중국 매출의 영향으로 2017년 연간 순이익이 238억원(2016년 81억원·전년 대비 193% 성장)을 거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른바 ‘언택트(Untact) 시대’를 맞은 이 때 가장 그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업체라는 평가도 있다. 국내 가구당 주말 TV 시청 시간은 2월 627분(전년 대비 41분), 3월 647분(전년 대비 69분)으로 증가했고, OTT의 신규 구독자 증가폭도 두드러지고 있어서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콘텐츠 소비 방식이 변화하면서 ‘플랫폼’보다는 ‘콘텐츠’를 보유한 사업자들의 협상력이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특히 ‘킹덤’ 등 K-콘텐츠의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져 양질의 드라마 콘텐츠를 보유한 회사의 경쟁력이 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넷플릭스와의 업무협약 영향으로 일부 작품은 흥행 가능성이 높은 '텐트폴(Tentpol)'이 아님에도 기존 보다 높은 제작비 판권율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넷플릭스와의 바인딩 계약은 연간 최소 7편인데,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역량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다른 OTT 사업자들의 수요에 대한 대응 역량도 충분한 상황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다양한 인기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바뀐 전방환경(방송사)으로 인해 실적 가시성은 과거 대비 떨어졌다"며 "시장 대비 프리미엄은 벌어져 가격 매력도가 하락한 구간"이라고 지적했다.

제작비 60% 이상을 담당하는 방송사의 광고 손익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말한 것이다. 이에 이 연구원은 하반기 방송사들이 감소한 영업이익의 일부를 스튜디오드래곤에 분담시킬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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