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방송되는 KBS 1TV '인간극장'에서는 '유쾌 상쾌 통쾌, 여장부 현희 씨' 세 번째 이야기가 전해진다.

전남 무안, 바다에 닿을 듯 가까운 밭엔 이른 가을 수확이 한창이다. 초록 잎 거둬낸 밭 안에는, 가을 보물들이 가득한데.

이 밭을 일구는 이는 동네에서 소문이 자자한 그녀, 김현희 씨다. 그녀는 25년 째 남편 기주 씨와 함께 고구마 농사를 짓고 있다. 3년 전부터 아들 주현 씨가 일을 돕고 있지만, 코로나 19 사태가 길어지면서 그래도 역부족인 상황...

결국, 문제가 생기고 만다.

남녘이 붉은 황토밭 너머로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는 모습이 장관인 전라남도 무안군. 올해도 어김없이 수확의 계절, 가을이 찾아왔다. 전쟁같이 바쁜 고구마 수확 시기가 되면 수십의 인부들을 진두지휘하는 그녀가 나타 난다.

동네에서 씩씩하기로 소문난 김현희 씨(60). 그러나 이런 현희 씨를 무장해제 시키는 단 한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소년 미 가득한 남편, 김기주 씨(66)다. 우렁찬 목소리로 카리스마를 뽐내던 그녀가 기주 씨 옆에만 서면 수줍음 많은 소녀로 변하는데~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이 사랑을 시작한 건 올해로 40년째.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현희 씨가 천생 농부였던 기주 씨와 결혼을 하게 되며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된 것인데~

부부의 첫 시작은 송아지 한 마리와 임대 밭 천 평이 전부였다. 해가 뜨기 전 집을 나와 해가 질 때까지 엉덩이 한 번 붙일 새도 없이 열심히 산 두 사람. 힘겨웠던 시간이었지만, 현희 씨에겐 고구마는 운명이 되었고, 이제는 무안에서 제일 크게 친환경 농사를 짓는 농부가 됐다. 하지만 남에게 싫은 소리 한 마디 못하는 기주 씨는 시간이 갈수록 더 학구적인 자칭타칭 고구마 박사로 변했고~ 온 밭을 누비며 인부들을 호령하는 건, 현희 씨의 몫이다.

밭을 일구며 점점 더 괄괄해지고, 고구마를 키우며 마음가짐도 바뀌었다는 현희 씨. 비록 흙먼지 뒤집어쓰고 살지만,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게다가 농사일을 돕겠다며 내려와 준 딸 주희 씨(36)와 결혼을 결심한 후,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준 아들 주현 씨(38)까지! 덕분에 상냥한 며느리에 예쁜 손녀까지 넝쿨째 굴러들어왔다. 아직 농사일을 배운지 3년 차라 어리바리한 주현 씨지만, 가끔 밭에 찾아와주는 며느리와 손녀 덕에 웃음일 넘치는 요즘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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