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패치, 해킹범과 하정우의 대화록 공개… 검거 결정적 단초 제공

사진=CJ엔터테인먼트
휴대폰 해킹 피해를 당한 배우 하정우가 사건 당시 해킹범과 주고받은 메시지 일부가 공개됐다.

20일 디스패치는 하정우가 휴대폰 해킹범과 나눈 문자메시지 일부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킹범은 하정우의 휴대폰을 직접 해킹했다며 사진, 주소록 등을 보낸 뒤 15억 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하정우는 해킹범의 요구에 바로 응하는 대신, 최대한 시간을 끌며 해킹범의 정체를 파악할 만한 단서들을 수집했고 경찰에게도 모든 정보를 제공하며 수사 시간을 벌어줬다. 하정우의 이런 대응은 해커 일당을 검거하는데 결정적 단초가 됐다.

특히 하정우는 해킹범의 협박에도 "신뢰를 얘기할 거면 예의는 지키라. 하루종일 오돌오돌 떨면서 오돌뼈처럼 살고 있다"고 받아쳤다. 또 해커가 13억으로 요구 금액을 낮추자 "지금 매일 촬영이고 홍보인데 내가 지금 너랑 가격 흥정이나 하고 있을 때냐", "13억이 무슨 개 이름도 아니고", "나 그럼 배밭이고 무밭이고 다 팔아야 한다. 아님 내가 너한테 배밭을 줄 테니까 팔아 보든가"라고 맞서는 식으로 대처했다.

이후 해킹범은 몇 차례 협박 끝에 영화 '백두산'의 개봉일이었던 12월 19일까지 기다리겠다며 "개봉 전까지 해결 방안이 없다면 합의는 없는 일로 하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하정우는 고양이 사진을 보내는가 하면, "힘내라. 너 포기하고 뿌리면 난 그 돈으로 너 찾는 데 써야 하잖아. 암튼 19일은 무리야. 네 마음대로 해. 협박에도 상도가 있거늘 막무가내냐"고 응수했다. 결국 경찰은 하정우가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해커의 정체를 특정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는 지난 7일 공갈 및 정보통신망법 위한 혐의로 박모씨(40)와 김모씨(31) 등 2명을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지난해 유명인 5명의 휴대폰과 인터넷 계정을 해킹한 후 신상에 관한 개인정보를 유출하겠다고 협박해 6억 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